국민의힘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행사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 소수민족으로 표현되자 중국 정부를 강력히 규탄했다.
특히 박병석 국회의장과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수수방관했다”고 맹비난했다.
국회 문체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5일 성명을 통해 “동계올림픽에서까지 동북공정을 시도한 중국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동북공정은 주권침해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의 창의성으로 이룬 문화적 자산을 중국이 이용하려는 책략”이라면서 “지금 유럽에서는 중국인들이 버젓이 한식당을 열어 한류를 돈벌이에 이용하며 한식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복과 한국 문화를 중국 문화로 인식시키려는 중국의 치밀하고 교묘한 문화동북공정을 넘어 대한민국 국민들의 문화자산을 앗아가고 있다”며 “중국 지도자가 미국 대통령에게 원래 한반도는 중국의 일부라고 망발했다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개막식 시작 때 설날을 ‘Chinese New Year’로 표기한 LED 화면과 홍보 영상에 중국 길림의 조선족을 소개하면서 상모를 돌리고 장구를 치는 장면까지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문체위원들은 “이런 행위들은 명백한 문화 침탈 행위로 중국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도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와 여당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국민의힘 문체위원들은 박 의장과 황 장관이 개막식에 참석한 점을 거론하며 “더욱 큰 문제는 현 정부와 여당 인사들이 중국의 ‘도를 넘은’ 동북공정을 현장에서 직접 지켜봤지만 아무런 대처 없이 수수방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입법부 수장과 정부 인사라면 적어도 이번 사태에 대해 중국 정부에 할 말은 할 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문체위원들은 “정부는 중국 정부에 대한 친중 굴종외교를 당장 중단하고, 강력한 항의 조치와 IOC에 대한 유감 표명을 즉각 시행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4일 열린 개막식에서 56개 민족대표 등이 참여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는데, 이때 한복으로 보이는 옷을 입은 여성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여성은 분홍색 치마와 흰색 저고리를 입고 댕기머리를 한 모습이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