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일본서 전기차로 승부수…“100% 온라인 판매”

입력 2022-02-04 18:15
아이오닉5.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전기차를 전량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방식을 통해 일본 시장에 재도전한다. 아직 전기차 점유율이 1%가 채 안 되는 일본 내 승용차 시장에서 현대차가 우위를 점해보겠다는 것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4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전기차의 엄청난 성장을 경험했고, 같은 일이 일본에서는 더 빨리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아이오닉5 등 전기차만 전량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일본 시장에 재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내 승용차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은 1%가 안 될 정도로 일본 내 전기차 시장은 아주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차량 구매 의향이 있는 4명 중 1명꼴로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시장이 성장 국면으로 접어드는 전환점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일본 전기차 시장은 대부분의 자동차 업체들이 같은 출발선상에 있기 때문에 현대차가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장 사장은 10여년 전 일본 승용차 시장 진출 실패에 대해서는 “일본 시장은 매우 수준이 높고 일본 소비자들은 차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기준이 높다”며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많이 준비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모든 차량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옵션 선택과 주문, 차량 대금 결제 및 보험 가입, 자동차 등록 등 관련 기능을 모두 온라인에서 가능케 하겠다는 계획이다. 장 사장은 “우리는 기존 딜러가 없으며 이는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올해 중반 아이오닉5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하는 것을 목표로, 우선 요코하마에 차량 시운전과 수리 등이 가능한 서비스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일본 전국 여러 곳에 이런 센터를 설치하고, 일본 차량 공유업체 애니카와 제휴함으로써 유통망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수소전기차 넥쏘도 소량 시범 판매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아이오닉5가 도요타의 ‘bZ4X’, 닛산의 ‘아리야’ 등 올해 중 시판 예정인 현지 업체들의 전기차 SUV 모델들과 직접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블룸버그는 “일본 소비자들이 일본 도로와 주차장 사정에 비해 크기가 큰 아이오닉5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가늠하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