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나토 동맹 터키, 이번엔 우크라이나 편에 섰다"

입력 2022-02-04 12:35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면서도 미국·서방과 불편한 관계였던 터키가 ‘우크라이나 사태’에서는 그동안의 친러시아 행보를 거두고 서방 진영에 가담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흔들리는 나토 동맹인 터키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사태 해결을 위해 러시아와 중재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한 공격용 드론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제의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 같은 행동은 때로는 협력하면서도 흑해를 사이에 두고 경쟁을 벌여온 두 국가의 역사적 라이벌 관계를 다시 한번 꼬아놓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용 드론 공급은 러시아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작년 가을 우크라이나군이 터키에서 공수한 공격용 드론으로 분쟁지역인 돈바스에서 반군을 공격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작년 12월에는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직접 우크라이나에 대한 드론 수출에 항의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은 러시아에 대한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밖에 없다고 공언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무기 공급 방안을 내놓은 것은 미국과 영국, 동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면서 진영 간 외교적 편짜기가 한창 진행되는 와중에 이뤄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평화를 위한 외교적 중재에 나서겠다고 하면서도 전쟁을 대비한 군수물자 지원도 약속한 것은 터키와 러시아 간 때론 협력하면서도 견제해 온 두 국가의 관계를 반영한다.

터키는 나토 회원국이지만 러시아와는 경제적 유대 관계를 이어왔고 군수산업에서도 협력해 왔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