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알이백’ 어떻게 생각”…윤석열 “그게 뭐냐”

입력 2022-02-04 06:02 수정 2022-02-04 11:28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오른쪽)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 앞서 리허설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KBS·MBC·SBS 등 방송3사 합동으로 이뤄진 TV 토론에서 “‘알이백’(RE100)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묻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알아듣지 못하고 “그게 뭐냐”고 되묻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날 이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윤 후보를 처음 지목하고 “RE100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질문했다. RE100은 재생 에너지 100%라는 의미로 ‘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다.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 국제캠페인을 내용으로 한다.

이에 윤 후보는 “네? 다시 한번 말씀해주실래요”라고 물었고, 이 후보가 다시 “RE100”이라고 말하자 결국 “RE100이 뭐죠”라고 되물었다.

이 후보는 뜻을 설명하면서 “RE100이 확산하고 있는데 이럴 때 재생에너지 포션을 늘리지 않으면 나중에 화석 연료에 의존했다고 유럽에서 탄소 국경 조정제를 발동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윤 후보에게 물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수소경제라는 것은 막연한 말”이라고 했다. 또 ‘재생에너지가 아닌 탄소에 의존해서 제품을 생산하면 유럽이나 미국에 수출할 때 조정부담금을 부과받게 된다’는 지적에는 “석탄인 경우에만 해당하지 꼭 재생에너지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100%) 재생에너지가 가능하냐”고 반문했다.

尹, EU택소노미 묻자 “가르쳐 달라”
이 후보는 “EU의 택소노미가 중요한 의제인데 윤 후보는 원자력과 관련해 논란이 있다. 원전 전문가에 가깝게 원전 주장을 하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겠느냐”고도 질문했다. 택소노미(Taxonomy)는 천연가스와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환경·기후 친화적인 녹색분류체계로 규정한 것이다.

이에 윤 후보는 “EU 뭔지는 들어본 적이 없어서 가르쳐 달라”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녹색분류체계를 말하는데 여기에 원전을 포함시킬 것이냐 말거냐라는 논란이 있다. 우리나라는 어디에 지을 것이냐, 핵 폐기를 어떻게 할 거냐는 의제라서 이 두 가지를 해결하지 않으면 녹색에너지로 분류가 안 된다는 문제가 있다”고 자문자답했다.

민주, 尹 반응에 맹비난…누리꾼들 갑론을박
여권에서는 윤 후보의 반응을 두고 공세가 이어졌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014년 이후 10년 가까운 전세계의 기후위기 대응 노력을 상징해온 국제 공용어를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다는 윤 후보의 말과 표정은 경악 그 자체였다”며 “게다가 그토록 원전 찬양에 열을 올리면서 EU 택소노미도 모른다니 어이가 없을 뿐”이라고 비난했다.

고민정 의원은 페이스에서 “윤, ‘RE100 그게 뭐죠?’ ‘사드배치, 당연히 수도권에 필요’”라는 윤 후보 발언을 적으며 “윤석열 후보가 만들려는 대한민국의 정체는?”이라고 반문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진로이즈백은 알아도 알이백은 처음 듣는다”거나 영화 ‘터미네이터’ 대사를 언급하며 “아윌 비 백인 줄 알았다”고 언급했다. 반면 다른 누리꾼들은 “그것도 모르냐” “대통령 후보라면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을 가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