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물속에서…올림픽 최초 수중 성화봉송 [영상]

입력 2022-02-04 00:20
베이징 올림픽의 로봇 수중 성화 봉송을 사전에 실험하는 모습. 글로벌타임즈 보도 캡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밝힐 성화 봉송이 개막 이틀 전인 2일 베이징에서 시작됐다. 이날 오후 베이징 동계올림픽공원에서 이뤄진 로봇 2대의 수중 성화 봉송이 이목을 끌었다.

개·폐회식이 열리는 국가체육장(鳥巢) 인근 선린 공원 광장에서 이날 오전 9시(현지 시간) 성화 봉송 발대식이 열리며 사흘간의 성화 봉송이 시작됐다.

중국 국영 매체 CCTV는 2일 동계올림픽공원에서 두 대의 특수제작 로봇이 사상 최초로 로봇 수중 봉송에 성공했다고 전하며 “수중 로봇 성화봉송은 올림픽 사상 최초”라고 거듭 강조했다.

로봇이 성화를 장착한 채 입수하는 모습. 중국 국영 CCTV 보도 캡쳐.

로봇의 성화 봉송 과정은 로봇의 입수로 시작해 수중에서 성화 전달, 그리고 물 위로 다시 부상하는 세 단계에 걸쳐 이뤄졌다.

중국 CCTV에서 보도된 영상을 보면 컬링 경기의 ‘스톤’과 비슷한 생김새를 가진 수륙 양용 로봇이 성화를 장착한 채 빙판 위에서 미끄러지듯 물 안으로 입수한다.

성화를 든 로봇이 물속으로 들어가는 모습. 차이나데일리 캡쳐.

물속에서 대기 중이던 다른 로봇의 성화봉을 점화하는 모습. 차이나데일리 캡쳐.

입수한 수륙양용 로봇은 물속에서 대기 중이던 다른 로봇의 성화봉을 점화시킨다. 불을 넘겨받은 로봇은 수면 위로 떠 올라, 지상에서 다음 주자가 넘겨받는 것으로 이어진다.

물속에 들어가서도, 다시 지상으로 올라와 다음 주자에게 넘겨주는 과정에서도 불꽃은 꺼지지 않았다.

수면 위로 다시 올라온 로봇으로부터 불을 넘겨받는 모습. 중국 CCTV 보도 캡쳐.

로봇끼리 물 안에서 성화봉의 끝을 맞대는 고도의 로봇 조작 기술과 불꽃이 물 안에서 꺼지지 않도록 하는 기술을 통해 ‘불’과 ‘물’이라는 상극의 물질이 서로 어우러지는 신기한 광경이 연출됐다.

이번 로봇 성화 봉송은 중국의 로봇 강국 이미지를 올림픽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성화는 베이징을 시작으로 대회장이 있는 옌칭, 장자커우를 거쳐 개회식인 4일 베이징으로 돌아와 성화대를 밝힐 예정이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때는 넉 달 넘게 성화 봉송이 이어졌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고려해 사흘 동안만 진행한다.

천현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