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고 주택 위 지붕 위로 올라갔다가 탈진 상태로 고립된 천연기념물 제217호 산양이 119 구조대원들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강원도소방본부와 횡성소방서는 3일 오전 4시 43분쯤 횡성군 청일면 신대리에 거주하는 주민으로부터 “지붕 위에 멧돼지가 있는 것 같다”는 신고를 접수받았다.
신고에 멧돼지 포획 도구를 챙겨나간 구조대원은 신고장소에서 멧돼지가 아닌 산양을 발견했다. 당시 산양은 힘을 잃은 듯 꼼짝하지 못한 채 고립된 상태였다.
구조대원들은 산양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포획하기 위해 밧줄 매듭을 이용해 산양을 구조했다. 포획 당시 산양에게는 별다른 외상이 없었으며, 포획 과정에서도 날뛰지 않아 다친 곳 없이 무사히 구조됐다.
길을 잃은 산양이 산비탈과 연접해있던 농가 지붕까지 내려온 것으로 추측된다.
횡성소방서는 구조 직후 산양을 소방서 차고로 옮겨 휴식을 취하게 한 뒤 이날 오전 강원대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인계했다.
인근 주민들은 산양이 마을을 찾은 것에 대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며 반색했다.
김양섭 횡성소방서 119 구조대 팀장은 “천연기념물인 산양을 무사히 구조해 뿌듯하다”며 “산양이 빨리 건강을 회복해 자연으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야생동물을 발견했을 시 소리를 지르는 등 위협을 가하거나 무리하게 잡으려 하지 말고 119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산양은 4~12마리 정도가 무리를 이뤄 다니고 늙은 개체는 혼자 다니기도 한다. 주로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에 활동하며 경사가 높고 암벽으로 이루어진 높은 산에 서식한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