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쏘아대던 북한, 러시아와 교역재개 협의…왜?

입력 2022-02-03 18:06
북중 접경지역인 랴오닝성 단둥에서 바라본 중조우의교(왼쪽)와 압록강단교의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러시아와 교역 관련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의 육로교역을 재개한 데 이어 러시아와도 접촉을 가진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코로나 빗장을 조금씩 푸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북한은 올해 들어 벌써 7차례나 미사일 시험 발사라는 도발을 감행했다.

이런 북한이 대외 교류 재개를 시도하는 것과 관련해 경제난 해결이 가장 큰 목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북·중·러’ 3자 연대를 강화해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3일 북한전문매체 NK뉴스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북극개발부는 1일 홈페이지를 통해 신홍철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와 알렉세이 체쿤코프 극동북극개발부 장관이 코로나19 상황에서 경제적 유대와 교역을 단계적으로 회복하기 위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극동북극개발부는 회담 사진을 첨부하면서도 정확한 장소와 시기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NK뉴스는 북한이 지난해 봄 북·러 접경지역의 화물철도역을 개량한 데 이어 지난해 9~12월에는 창고 등을 신축했다고 전했다. 다만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아직 이 화물철도역을 사용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달 16일 중국과 철도 교역을 재개했다. 우리 정부는 중국과의 화물열차 운송 재개가 점차 확대될 경우 북·러 교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또 스웨덴과는 외교관 복귀 문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2020년 8월 이후 우리 외교관들이 일시 귀국했고, 이들이 가능한 빨리 평양으로 복귀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북한과 이 문제를 놓고 대화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에 협력사무소를 운영하는 스위스도 북한에서 중단했던 인도주의 활동의 재개 시점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미사일 도발을 멈추지 않는 것과 별개로 대외 교류 움직임을 보이는 ‘이중 전술’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대미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내부적으로 제재 국면을 버텨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실장은 이어 “북한은 중·러 등과 교역을 정상화하며 경제난을 해소함과 동시에 대외적으로 북·중·러 간 전략적 연대도 갖추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러시아와의 교역량은 많지 않아 북·러 교역을 재개해도 북한의 경제난 해소에 실질적 도움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북·중·러가 우호적 협력관계라는 정치적 메시지가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재개를 시사한 북한은 지난달 30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쏘며 ‘레드라인’에 바짝 다가섰다.

그러나 현재까지 ICBM 발사를 준비하는 동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 관계자는 “한·미가 함께 보고 있지만 주목할 만한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6일 열릴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대외 메시지를 낼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14차례의 최고인민회의 중 8차례 참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과거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대내외 정책 방향을 밝힌 사례가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참석해 전반적 정책 방향을 밝힐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관련 동향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