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귀한 손님’ 대접 받는 푸틴…中, 각별한 예우

입력 2022-02-03 16:37 수정 2022-02-03 16:49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석 차 4일 중국을 방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귀한 손님 대접을 받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각국의 정상급 외빈을 위한 환영 오찬 전에 푸틴 대통령을 따로 만나 정상회담을 하고 올림픽 개막식을 함께 관람할 예정이다.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국가 차원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넘어 개인적 친밀감을 한껏 과시하는 분위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3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139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개막식에서 화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기고한 ‘러시아와 중국: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적 동반자’라는 제목의 글에서 “양국 관계가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시 주석과 양자, 지역, 국제 문제에 대해 포괄적 논의를 할 것”이라며 그중에서도 국제 문제에 대한 토론이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러는 미국과 각각 갈등을 빚고 있는 대만 문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지지하고 미국의 제재 영향을 상쇄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중점적으로 다룰 전망이다. 이 두 가지 사안과 관련해 유사시 양국은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것이며 경제·외교·군사적으로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상호 인정, 우주 탐사, 에너지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이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의 외교 담당 보좌관인 유리 우샤코프는 최근 기자들에게 방중 일정을 설명하면서 “러시아가 몽골을 통해 중국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가스관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 프로젝트는 오랫동안 논의됐고 실현되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러는 브릭스(BRICS), 상하이협력기구(SCO) 등 다자 틀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바람 속에서도 지난해 가장 먼저 참석을 확정한 외국 정상이다. 그런 만큼 중국은 푸틴 대통령을 각별히 예우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2013년 이후 30여 차례 만났는데 이는 국제 외교에서 보기 드문 일”이라며 “두 정상은 공식 회담 외에도 보드카와 캐비어를 함께 즐기고 서로의 생일을 축하하는 등 친밀한 시간을 나눴다”고 전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을 베이징 올림픽의 가장 중요한 손님으로 꼽고 있다. 양진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에 “코로나19 대유행과 미국 주도의 외교적 보이콧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의 방중은 올림픽 개최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보여준다”며 “양국 관계 발전에 한계가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