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차관 출신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달 이집트 방문 당시 관광지인 피라미드를 비공개 일정으로 방문해 논란이 인 것과 관련해 “당당하지 못할 때 말이 길어진다”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는 ‘관광 산업을 촉진하고 문화유산을 해외에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이집트 문화부 장관과 함께 피라미드에 방문했다’라고 설명했는데, 그렇다면 더욱이 일정을 비공개한 것이 말이 안 된다. 비밀리에 간 일정이 어떻게 관광을 촉진하고 문화유산을 알린단 말인가”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관광 촉진을 위해 이집트 측이 방문을 요청했다는 청와대 말이 사실이라면, 이를 비공개한 것은 방문 목적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집트의 요청 취지마저 무색하게 한 외교 결례이다”며 “설명이 사실이 아니라면, 국민을 속이고 관광을 다녀온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결국 청와대는 피라미드 방문이 국민께 당당하지 못한 모습이라는 점을 스스로 알고 이를 숨겼고, 뒤늦게 발각되자 앞뒤가 맞지 않는 말로 횡설수설 변명만 늘어놓고 있는 모습이다”라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또한 문재인정부의 외교 성과에 관해 “‘전략적 큰 그림의 부재’, ‘북한 일변도의 외교’ 등이 문제로 지적되어왔지만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상습적으로 국민을 속이려 든다는 점”이라며 “이번에도 이집트 순방을 두고 버킷리스트성 방문이 아니냐는 비판에 청와대의 책임 있는 당국자는 ‘팔자 좋던 시절의 순방과 다르다’라며 부인했지만 그 말마저 불과 며칠 가지 못한 채 진정성을 잃었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1월 19~20일(현지시간) 이집트 공식 방문 기간 도중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에 들렀다. 관련 일정은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일정으로 김 여사의 이집트 방문 후 성사됐다. 김 여사의 피라미드 방문 일정은 약 1시간 가량 이어졌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여사의 피라미드 방문은 자국의 관광 산업 촉진을 위해 이집트 측 요청으로 추진된 것”이라며 “양측 협의 아래 비공개 일정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