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KBL 5라운드…우승보다 흥미로운 6강 경쟁 ‘점입가경’

입력 2022-02-03 16:18 수정 2022-02-03 16:20
시즌 반환점을 돈 한국프로농구(KBL)가 설 연휴 기간 5라운드에 돌입했다. 최대 격전지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놓고 치열한 혼전이 벌어지고 있는 중위권이다.

한국농구연맹 제공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에서는 1위(3일 기준) 서울 SK가 28승 8패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반 1위를 질주하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 부진으로 한 계단 내려온 수원 KT(24승 12패)와 3위 울산 현대모비스(23승 15패), 4위 안양 KCG(22승 15패)까지는 5할 승률 이상을 유지하며 플레이오프 진출 안정권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5위부터다. 고양 오리온이 17승 18패로 5위에 자리해있지만 공동 6위(16승 21패) 원주 DB, 창원 LG와의 경기차는 2경기에 불과하다. 8위 대구 한국가스공사(15승 22패)와 9위 전주 KCC(14승 23패)까지도 각각 1게임 차이로 촘촘히 붙어있어 연승 또는 맞대결 승리를 기록하면 곧바로 순위가 뒤바뀌는 초 접전 순위싸움이 진행 중이다.

김선형. 한국농구연맹 제공

지난주 맞대결에서 LG를 꺾고 6강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던 DB는 모비스, SK, KGC 등 상위권 팀과의 경기에서 연패에 빠지며 다시 공동 6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2일 KGC와의 경기에서 에이스 허웅이 상대 수비에 틀어 막히며 완패한 타격이 컸다. 덕분에 어부지리를 누리는가했던 LG 역시 전날 KCC와의 경기에서 KBL 역대 최소득점(41점)과 타이를 기록하는 졸전을 펼치며 41대 63으로 완패해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한국가스공사도 지난 주말 KCC와 맞대결에서 85대 65 승리를 거두는 등 6위를 놓고 네 팀의 승패가 맞물려 혼전 양상은 계속되고 있다.

SK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4연승을 거두며 2위 KT와의 격차를 어느새 4게임으로 벌렸다. 반면 같은 기간 SK, LG, 모비스에 차례로 패한 KT는 지난 주말 KGC를 상대로 연패를 끊은 뒤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오는 6일 SK와 KT의 재대결 결과에 따라 SK가 시즌 막판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할지, 아니면 KT가 다시 1위 쟁탈전에 불을 붙일지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

허훈. 한국농구연맹 제공

순위 싸움의 또 다른 변수는 2023 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예선에 따른 국가대표팀 차출과 리그 휴식기다. 대표팀이 22일 필리핀 마닐라로 향할 예정인 가운데 KBL은 1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A매치 브레이크 기간을 갖는다. SK KGC 오리온 DB KT 5개팀은 2명씩, 모비스 한국가스공사 KCC는 각각 1명씩 차출되며 LG와 삼성은 차출 멤버가 없다.

문제는 복귀 전 입국과정에서 자가격리기간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기준 자가격리 기간 10일을 적용할 경우 선두 SK는 김선형 최준용 없이 5경기, KGC는 전성현 문성곤 없이 4경기를 치러야하는 등 팀 핵심전력 누수가 불가피해진다. 이에 협회 측은 정부와 격리기간 단축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앤드류 니콜슨. 한국농구연맹 제공

경기가 누적되면서 개인기록 싸움도 불이 붙었다. 이번 시즌 최고 용병으로 거론되는 한국가스공사 포워드 앤드류 니콜슨은 성공률 1위(40.63%)의 고감도 3점슛을 바탕으로 경기당 23.42점을 기록하며 평균 득점 부문에서도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골밑에서는 LG 센터 아셈 머레이가 평균 13.03 리바운드를 걷어내는 괴력을 발휘하며 SK 자밀 워니(12.50), KT 캐디 라렌(11.14)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국내 가드들의 각축장인 어시스트 부문에서는 삼성 김시래가 경기당 6.32개로 KGC 변준형(5.89), SK 김선형(5.81)에 앞서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