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에서 분사한 아너, 중국 스마트폰시장 2위 등극

입력 2022-02-03 15:44 수정 2022-02-03 17:19
아너가 올해 1월 공개한 폴더블폰 '매직 V'. 아너 제공

중국 스마트폰 업체 아너(Honor)가 지난해 대약진을 했다.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 위기에 처하자 분사한 아너는 빠르게 전열을 재정비해 화웨이의 빈자리를 회복하고 있다.

3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너는 17%의 점유율로 애플(20.6%)에 이어 2위에 올랐다. 2020년 4분기 점유율은 4.6%에 머물렀으나 1년 만에 판매량이 253.4% 증가했다. 그동안 화웨이의 빈자리를 차지하며 빠르게 성장하던 비보(16.8%), 오포(16.6%), 샤오미(15.8%) 등을 다 제쳤다는 게 눈길을 끈다.

이는 미국의 제재로 사실상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했던 화웨이 브랜드에 대한 중국 소비자의 충성도가 여전히 높다는 걸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2013년 화웨이의 중저가 브랜드로 시작돼 중저가 시장에서 영역을 견고히 다졌다. 미국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에서 어려움에 처한 화웨이는 2020년 아너를 선전시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지난해 초만 해도 한자릿수 점유율에 머무르며 부활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지만 빠르게 공급망과 유통망을 복원하면서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0월 글로벌 출시된 아너 50. 아너 제공

지난해 10월에는 ‘아너 50’ 글로벌 출시를 시작했고, 12월에는 중국 시장에 최신 모델인 ‘아너 60’을 공개했다. 또 올해 1월에는 삼성전자 갤럭시 Z폴드3와 같은 인폴딩 방식의 폴더블 스마트폰 ‘매직 V’를 선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단, 아너가 화웨이에서 떨어져 나온 회사라는 점에서 미국이 아너를 제재 대상에 올릴 가능성도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로 꼽힌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