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 PCR 검사 5살, 마스크에 피 흥건…“업무 과중 탓”

입력 2022-02-03 15:12 수정 2022-02-03 22:11
김해 지역 맘카페.

최근 5살 아이가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고 마스크가 흥건하게 젖을 정도로 코피가 심하게 났다는 사연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전문가들은 짧은 시간에 많은 검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부작용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지난 1일 김해 지역 맘카페에는 ‘김해보건소 PCR 검사하고 왔는데 너무 속상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씨는 본인을 두 아이의 엄마라고 소개했다. A씨는 둘째인 5살 아이가 PCR 검사를 받은 뒤 ‘캑캑’ 소리를 내며 울어 확인해보니 마스크 속 입과 코 주변에 피가 흥건하게 묻어있었다고 전했다.

A씨는 “아이 어린이집 같은 반 원아 중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가서 검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너무 화가 난다. PCR 검사 한두 번 해본 것도 아니고 이렇게 막무가내 쑤셔대는 곳은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겁 많은 8살 첫째 아이도 다른 데서 PCR 검사했을 땐 울지도 않고 수월하게 했는데 오늘은 자지러지게 울었다”며 “자고 있던 5살 둘째는 비몽사몽 상태에서 검사했다. 움직이지 못하도록 꼭 잡고 검사했다. 무사히 마쳤나 싶었는데 역시나 자지러지게 울었고 검사 끝나자마자 마스크를 씌워 나왔다”고 했다.

A씨는 “둘째가 계속 캑캑대며 울길래 봤더니 마스크뿐만 아니라 입과 코 주변까지 피가 흥건하게 묻어있어 너무 놀랐다”면서 다시 검사소로 돌아가 검사 후 출혈이 발생한 사실을 전하고 왔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 검사할 때는 조금만 더 조심스럽게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면서 “의료진분들 연휴에도 쉴 틈 없이 고생하시는 것 너무 잘 알고 있어 감사하지만 오늘은 너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검사 체계가 '선 신속항원검사 후 PCR(유전자증폭) 검사'로 바뀐 3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자가검사키트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PCR 검사 후 코피가 심하게 나는 등 출혈 증상이 나타났다는 후기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속속 올라오고 있다. PCR 검사는 비인두도말검사법을 이용하는데 콧구멍 깊숙이 면봉을 삽입해 코와 목 뒤쪽 점막에서 분비물을 채취한 다음 검사기관에서 바이러스 감염을 판정한다. 성인의 경우 최소 10cm 이상 넣고 분비물을 묻혀 내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PCR 검사 후 나타나는 코피 같은 증상의 원인으로 검사자의 숙련도를 꼽았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검사 자체가 위험한 것이 아니라 검사자가 얼마나 숙달이 돼 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검사를 받는 사람의 저항이 느껴질 때 도말 스틱을 억지로 밀어 넣으면 안 되고 자연스럽게 잘 들어가도록 각도를 잘 조절해야 하는데 초심자의 경우 힘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환자를 검사해야 해서 숙달된 사람도 도말 스틱의 각도를 잘못 넣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검사량이 많아진 데 대한 부작용”이라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도말 스틱이 코점막을 찌르면 상처가 나면서 코피가 난다. 이때 검사자의 숙련도가 중요한 요인”이라면서 “특히 비염 등 코에 질환이 있는 사람, 혈액질환이 있거나 아스피린을 먹는 사람은 코피가 날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저항이 심해 출혈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나왔다. 엄 교수는 “아이들은 검사 자체가 힘들어 몸부림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억지로 계속 도말 스틱을 집어넣으면 출혈이 생긴다”면서 “만약 점막만 다치면 단시간에 지혈이 되지만 모세혈관보다 더 굵은 혈관을 다치게 되면 출혈이 잘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