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수출 정점 아직 안 지났다” 올해 반도체가 상승흐름 이끌 듯

입력 2022-02-03 15:07
화학, 철강제품 빼고 수출 확장기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해 보다는 축소되겠지만 당분간 상승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3일 한은은 BOK 이슈노트에 실린 ‘수출상황 판단 지표별 최근 동향 및 평가’ 보고서에서 “수출상황 판단지표들의 최근 동향을 고려할 때 아직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한은은 수출순환국면으로 볼 때 1990년 이후 7차례 수출 순환(사이클)이 지나갔고, 현재는 2020년 4월이후 진행중인 8번째 순환기의 상승 국면에 있다고 추정했다. 우리나라 수출 사이클의 평균 순환주기는 4년 4개월 정도로 상승 국면이 1년 11개월, 하강국면이 2년 5개월 가량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과거 가장 길었던 상승국면은 2년 1개월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지난해 12월 기준 1년 8개월째 상승국면으로 과거 평균 상승국면 지속 기간(1년 11개월) 등에 비춰 아직 수출 경기가 정점을 통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현재 수출물량의 장기추세 대비 갭은 1.7% 정도로 과거 정점 평균인 2.5%를 상당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수출이 코로나19 이전 5년 평균치보다 1.7% 웃돌고 있다는 뜻이다. 한은은 이를 감안해 현재 수출 경기가 상승국면에서 정점을 통과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품목별로 봐도 화학공업 제품과 철강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품목이 수출 경기 순환상 확장기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기업들의 다음 분기 수출 전망을 보여주는 무역협회의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도 지난해말 115.7로 3분기(106.0)보다 상승했다. 특히 반도체 부문 EBSI는 109.6에서 139.3으로 크게 상승하면서 전체 수출 상승세를 이끌 것으로 예상됐다.

아울러 한은이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 등 주요 기관의 전망을 바탕으로 올해 수출 여건을 분석한 결과, 기저 효과가 줄어 작년보다는 약해지더라도 장기 추세보다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