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근 경북 안동에 육군사관학교를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것을 두고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공약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양승조 지사는 3일 오전 도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 후보가 육사 이전 공약을 다시 한 번 생각해 줄 것을 충남도민의 이름으로 정중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양 지사는 육사 이전이 자신의 공약이었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이전을 준비중이었다며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도자사로서 먼저 당혹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 육사를 충남 논산시에 유치하자는 것은 민선7기 저의 공약사항”이라며 “충남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왔고 민·관·군·정이 함께 총력으로 대응해 오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는 이미 ‘육사이전 전담 TF’ 구성은 물론 도민들을 주축으로 만든 ‘충남민간유치위원회’ 등 모든 자원을 활용해 육사 이전을 진행하고 있었다”고도 부연했다.
양 지사는 ‘국방의 상징 도시’인 논산이야말로 육사 이전의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충남은 삼군본부 육군훈련소 국방대가 위치해 있고, 국방과학연구소 및 항공우주연구원 등 국방관련 산학연 30여개가 인접한 곳”이라며 “이 같은 교육여건과 광역교통망 등을 적극 활용한다면 국방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는 큰 책임감과 자신감을 갖고 육사 이전을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 때문에 육사이전에 대한 나의 입장은 분명하고 단호하다”며 “국가균형발전과 국방교육과의 연계성, 이전의 성공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논산이야말로 최적지”라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선거를 위해 급조된 선심성 공약을 제시해서는 안된다고도 지적했다.
양 지사는 “대선을 앞두고 급하게 제시된 지역 선심성 공약은 반드시 재고돼야만 할 것”이라며 “선거의 유불리를 떠나 육사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놓고 더 많은 토론과 합의가 필요하다. 추후 민주당 지도부 및 지역 국회의원 등과 협의해 육사 이전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