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공짜로 줘” 뉴욕서 한인업주 무차별 폭행당해

입력 2022-02-03 11:12 수정 2022-02-03 13:25
현지 매체 ABC7NY 방송 화면 캡쳐.

미국 뉴욕에서 한인을 상대로 한 무차별 폭행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일 가능성을 두고 조사 중이다.

2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ABC7NY는 지난달 29일 오전 7시30분쯤 뉴욕시 브루클린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한인 이씨(66)의 가게를 방문한 남성이 물건을 공짜로 달라고 억지를 부리다 갑자기 이씨를 폭행했다고 보도했다.

남성은 진열된 상품을 헤집더니 이를 말리려던 주인 이씨를 주먹으로 수차례 폭행한 뒤 사라졌다. 범행 모습은 가게 안에 설치된 CCTV에 담겼다.

현지 매체 ABC7NY 방송 화면 캡쳐.

이씨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진열대의 물건을 마구 쓸어내려서) 말리러 갔는데 여기저기 퍽퍽 때린 뒤 떠났다”며 “멈추라고 하자 나를 때리면서 욕설과 경멸적인 말을 했는데 정확히 어떤 내용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폭행으로 이씨는 왼쪽 귀와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씨는 가족과 함께 브루클린에서 15년 동안 매일 새벽 5시30분부터 밤 9시까지 식료품점을 운영해 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불과 한 달 전에도 누군가 이씨의 가게 유리창을 깨고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소리치는 등 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CCTV에 찍힌 용의자를 추적하는 한편,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인사회는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를 규탄하고 나섰다.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협회 회장은 1일 사건이 발생한 식료품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2년간 뉴욕시에서는 아시안 증오범죄가 360% 증가했다. 하지만 시정부는 범인을 잡더라도 단순 폭행으로 간주하고 아시안 증오가 아니라고 우기고 있다”고 토로했다.

천현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