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김혜경 법카’ 논란에 “김건희 수사나 제대로”

입력 2022-02-03 09:55 수정 2022-02-03 10:3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이재명 대선 후보의 경기지사 시절 배우자 김혜경씨가 소속 공무원들에게 사적 심부름을 시키고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인 “김건희 수사부터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화살을 돌렸다.

송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김혜경씨가 경기도 비서실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쓴 정황이 확인됐다. 김혜경씨가 사과는 했지만 국민의힘에서는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질문을 받자 이같이 답했다.

송 대표는 “(검찰)총장 부인이 현직 검사장을 상대로 완전히 반말 식으로 거기 갖다줘(라고 한다)”라며 김건희씨가 한동훈 전 검사장과 연락을 주고받은 과정이 더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총장 부인이라도 문제지만 전직 총장이고 4개월간 9차례 통화하고 342건의 카톡을 했다”며 “현직 검사장이 직접 계선상에 있지 않은 부인한테 이렇게 사적으로 통화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김건희씨가 단순한 윤 후보의 아내가 아니라,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수준을 넘어서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건희씨가 서울의소리 방송 기자하고 통화해서 ‘내가 권력 잡으면’ 이런 표현을 썼다. 무서운 말 아닌가. 윤 후보가 정권 잡으면도 아니고 내가 잡으면”이라며 “정말 그 말 속에 모든 게 함축돼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에 대해 한 검사장은 “송 대표가 김건희씨가 저에게 부하처럼 명령하고 지시했다는 근거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저는 이미 그런 허위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여러 차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엄중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 위한 법적조치를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송 대표는 또 민주당의 양자토론 무산 의도가 대장동 의혹 검증 회피 때문이라는 지적에는 “(이 후보가) 회피할 것 같았으면 국감에 왜 나갔겠나. 너무 자신 있고 억울하기 때문에 나간 것”이라며 “지금 대통령을 뽑는 것이지 검찰총장을 뽑는 게 아니지 않나. 전과목 시험 봐야 하는 게 대통령인데 한 과목만 보자고 떼쓰는 학생하고 어떻게 토론하겠나”라고 무산 책임을 국민의힘에 돌렸다.

이어 “대장동 사건은 형사 사법 중에서도 아주 극히 일부인 개별사건”이라며 “대통령 후보 격에 맞지 않는 논란이고, 수사기관이 빨리 특검을 수용해서 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녹취록에 윤 후보가 언급된 것과 관련해선 “윤 후보는 김씨를 무슨 검사 장례식장에서 잠깐 스친 사이라고 했지만 그런 사이에 김씨 누나가 어떻게 자기 아버지 연희동 집을 사주나”라면서 진실 규명을 요구했다.

당내 소신파인 이상민 의원이 ‘586 용퇴론’과 송 대표 불출마 선언을 두고 ‘변죽만 울리는 것’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선 “제가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제 지역구는 엄청나게 저에 대한 애정도 있고 민주당의 지지가 튼튼한 지역”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어 “민주당이 내려놓지 않고 남만 비판해서는 안 되는 게 아닌가”라며 “운동권 출신들에 대한 기득권의 비판, 따가운 시선을 저 스스로 불출마 선언을 통해 내려놓고 동시에 야당에도 소위 검찰 동우회, 항상 갑에 있던 분들이 자기를 내려놓고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