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최정예 공수사단 등 미군 3000명 동유럽 추가 배치

입력 2022-02-03 04:16 수정 2022-02-03 04:57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미군 병력 3000명의 동유럽 추가 배치를 승인했다. 우크라이나 긴장 발발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신속대응군을 가동하면 이에 합류된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육군기지 포트 브래그에서 2000명이 수일 내 폴란드와 독일로 향하고, 대부분 폴란드에 배치된다”고 밝혔다. 또 독일에 주둔한 미 병력 1000명가량은 루마니아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폴란드로 가는 미군 병력 대부분이 82공수사단으로 구성돼 있다고 전했다. 82공수사단은 미 육군 최정예 부대로 상당수가 유사시 적 후방에 투입돼 작전을 벌이는 낙하산부대로 구성돼 있다. 현재 폴란드와 루마니아에는 현재 각각 4000명, 900명의 미군 병력이 배치돼 있다.

이날 동유럽 추가 배치가 발표된 병력은 지난달 24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유럽 파병 비상대기 명령을 내린 8500명과는 별개다. 커비 대변인은 “미국에서 추가 병력이 유럽에 배치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비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나토 동맹을 안심시키기 위해 준비돼 있으며 어떤 공격에도 억지·방어에 나선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주변의 긴장 고조에 따른 일시적 배치로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 싸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투 배치를 배제했지만, 조치가 필요할 경우 미군은 우크라이나에서 미국 시민과 외교관의 대피를 돕도록 지시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나토의 집단 억지와 방위를 강화하겠다는 미국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우리의 군사력 전개는 방어적이고 비례적이며, 나토가 모든 동맹국을 보호하고 방위하는 데 필요한 어떠한 조치라도 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근거 없이 이뤄진 이 파괴적인 조치는 군사적 긴장을 더 하고 정치적 결정의 여지를 좁힐 뿐”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