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가 2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에 재차 선을 그으면서 또 한 번 신경전을 벌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초박빙 접전을 벌이면서 ‘캐스팅 보트’로서 안 후보의 존재감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몸값’ 깎아내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저녁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범여권과 안 후보의 연대와 관련한 질문에 “더불어민주당과 안 후보의 결합은 상상 가능한 범주”라며 “안 후보가 또다시 차선 변경을 해 민주당 쪽으로 가신다면 놀랍지도 않고 별로 기대도 없지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야권이 정권교체 하기 위해 안 후보와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압박이 거세지는 것과 관련해선 “역대 대선에서 선거일 40일 전 무렵 단일화가 이뤄졌다. 전례에 비춰서 단일화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는 사드 배치와 관련한 안 후보의 2016년 인터뷰 기사와 2017년 사진 기사를 공유하며 안 후보가 사드 배치 반대론자였다는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또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와 관련해선 “이 후보의 배우자 되시는 김혜경 여사의 활동이 득표율 상승에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나지 않았다고 본다”며 “이번 선거에서도 저희 후보 배우자의 역할을 상황에 따라 맞게 가져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건희씨 활동 관련) 저희 당내에서도 여러 가지 의견이 있지만, 전적으로 후보자와 배우자의 판단을 존중해서 기획하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와의 양자 토론이 무산된 데 대한 책임이 윤 후보에게 있다는 여권 지적에 대해선 “후보가 요구한 건 대장동 의혹을 비롯해 여러 사안을 놓고 정확한 토론을 하자는 것”이라며 “그걸(자료 지참) 거부할 이유가 뭐가 있을지 궁금하고 앞으로도 내실 있는 토론을 위해선 자료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 행보와 관련해선 “긴 수용 생활을 했기 때문에 건강을 되찾는 게 우선이고 정치적 행보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선거에 대해선 절제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이고, 윤 후보가 국정농단 사태나 탄핵에 있어 역할을 했음을 우리 당원과 국민이 알고 후보로 선출했다고 생각한다. 박 전 대통령이 말하는 내용이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에게 공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김 위원장은 오는 사람 마다 않고 만난다”면서도 “기대감을 갖고 접근 하는 건 온당치 않다. 별다른 성과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사실상 초대 대표로 당에 대한 애착과 더불어 정권교체 당위성을 여러 번 설파하신 분이라 김 전 위원장이 이 후보에게 유리한 정치적 행보를 하시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