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4자 TV토론’ 관전포인트는…대장동 공방과 정책 검증

입력 2022-02-02 18:1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한자리에 모여 격돌하는 오는 3일 4자 TV토론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이 후보와 윤 후보 간 공방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무너진 민생을 회복시키기 위한 후보들의 정책공약과 역량 검증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합동 초청으로 이뤄지는 4자 토론은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3일 오후 8시부터 120분간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3사 모두 생중계하며,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가 진행을 맡는다. 부동산과 외교·안보, 일자리·성장, 자유 주제로 토론이 이뤄질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해 10월 경기도 부천시 OBS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는 TV토론을 통해 ‘유능한 경제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2일 “한번에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마법의 카드’ 같은 건 없다”며 “민생 회복과 성장을 위한 정책을 설명하고, 능력 또한 실적으로 검증됐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는 최대한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유권자들이 무작정 상대를 공격하는 후보에게는 후한 점수를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평생 검사로만 지내온 윤 후보의 역량 부족은 검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에게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장동 의혹 공세에는 ‘짧게 치고 빠지는 식’의 화법을 구사할 전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정감사 등을 거치며 충분한 설명을 해 왔고 새롭게 나온 사실도 없다”며 “길게 시간을 뺏길 사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설 명절인 1일 인천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를 방문,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후보는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 후보를 공격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부동산과 자유 주제 토론 시간에 틈틈이 대장동 의혹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대장동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논란,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 국민께서 생각하실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고자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이날 일정을 통째로 비우고 TV토론 준비에 몰두했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윤 후보가 당사로도 출근하지 않고 개인 사무실에서 혼자 토론회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토론 관련 회의를 준비하던 실무진에게는 “알아서 공부할 테니 자료만 보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서울 중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부인 김미경 교수, 딸 안설희 박사와 함께 코로나19 검체 채취 봉사활동을 하기에 앞서 가운을 착용하고 있다. 딸 안설희 박사는 행정 업무 등을 지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 후보는 미래 비전 제시에 초점을 맞춘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서울 중구보건소에서 의료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에 대한 냉정한 진단과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방법 등에 대해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후보의 도덕성과 인격, ‘가족 리스크’가 없다는 점도 부각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가족 관련 논란에 휩싸여 있는 만큼 차별성을 강조하겠다는 얘기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지난달 28일 부산 부전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 후보는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콘셉트로 TV토론을 준비 중이다. 정의당 관계자는 “‘심상정의 1분을 나눠드립니다’ 캠페인을 통해서 시민들로부터 다른 후보들에게 했으면 하는 질문을 취합하고 있다”며 “심 후보가 자신의 토론시간을 할애해 실제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대신 들려주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수 손재호 강보현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