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향한 민주당 ‘러브콜’에…성일종 “헛물켜지 마”

입력 2022-02-02 17:13
국민일보DB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연일 공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헛물켜지 말라”고 질책했다. 민주당 내 남아있는 ‘김종인계’ 인사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김 전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며 국민의힘 선대본에서 TV토론 실무협상단장을 맡고 있는 성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전 위원장님은 원칙이 있는 거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은) 여야를 넘나들어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만 일을 하셨다. 여야 균형이 깨졌을 때 무너진 한쪽을 살려 국가의 균형추를 맞추신 분”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내로남불의 원조정당 후보를 도와달라는 건 김 전 위원장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며 “후보의 자질을 보라. 도울 수가 있겠나”고 말했다.

앞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31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최근 김 전 위원장을 찾아간 사실을 전하며 “나라를 위해 도와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꼭 이재명 대선 후보 개인을 도와달라는 의미가 아니더라도, 이 후보가 국정을 잘 이끌도록 조언을 해달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박용진 의원 역시 지난달 김 전 위원장과 회동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6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후보) 본인이 만나보겠다고 하면 만날 수 있다. 자연인의 입장에서 거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만남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선대위 합류설과 관련해선 “이 후보는 인간적으로는 내가 잘 아는 사람”이라며 “만나게 된다면 정치인이자 대통령 후보로서 상식적으로 필요한 이야기는 그냥 해줄 수도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이 후보 역시 28일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역량 있는 정치계의 어른이셔서 자주 연락드린다. 연락을 드리면 필요한 조언도 해주시고 가야 할 길도 제시해주신다”며 “(김 전 위원장과 만남이) 필요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은 힘들긴 한데, 기회가 될 때 찾아뵙는 게 도리일 것 같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