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 어려운데 고용지원금 다음달 종료… ‘사면초가’ LCC

입력 2022-02-02 16:55
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의 모습. 연합뉴스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사면초가에 놓였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실적 개선은 요원하며, 고용유지지원금 종료는 코앞으로 다가왔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는 9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안건을 논의하는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최종 조치안은 해외 경쟁당국 심사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통합항공사의 슬롯 반납과 운수권 재배분 이행을 전제조건으로 하는 ‘조건부 승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통합항공사와 경쟁하게 될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의 LCC는 나름의 대비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다만 경영 환경은 녹록치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19다. 잦아들 조짐을 보이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국제선 운항을 재개해도 금세 중단되기 일쑤였고, 전체 여객수는 증가했지만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LCC가 실어 나른 승객은 대한항공보다 많았다. 지난해 유임승객 기준으로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각각 651만명, 584만명의 탑승객 수를 기록하며 1,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 추산하는 주요 LCC의 지난해 실적은 2020년과 비슷하다. 오히려 부채비율은 더 늘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매출액이 2020년보다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부채비율도 전년보다 크게 증가해 두 회사 모두 900%를 넘어섰다고 관측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 승객은 늘었지만 LCC가 일제히 국내선 공급을 늘리면서 ‘출혈경쟁’이 심화한 게 원인으로 꼽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용유지지원금은 다음 달 말에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 한국항공협회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28일 고용노동부에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기간 1년 연장’ ‘유·무급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 확대’를 요청했다. 고용보험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다음 달부터 항공업계에 대한 고용유지 지원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임금삭감과 순환휴직 등 고통 분담으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지만, 오미크론 변이 여파로 국제선 여객 운항이 사실상 전무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최소한의 생계유지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정부의 계속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