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해 크림반도를 무력 탈환하려 한다면 전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은 폴란드와 루마니아의 나토 미사일방어 시스템 기지에 대한 검증을 러시아에 제안하며 “나토군이 우크라이나에 배치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 대통령의 언급은 겉으로 보기엔 위기를 더 악화시키는 강경발언처럼 보이지만, 알고보면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메시지”라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를 방문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의 회담 뒤 기자회견을 갖고 “우크라이나 정부의 정책 문서들에는 크림반도를 무력 수복하겠다고 쓰여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회원국이 돼 충분한 무기를 확보한다고 생각해보라. 폴란드나 루마니아처럼 (나토의) 공격무기가 배치돼 있다 상상해보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대화를 통해 안보 우려를 진지하게 다룬다면 미국과 동맹은 계속 노력해나갈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안보위기를 외교적 노력을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침공한다면 미국과 동맹의 신속하고 심각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이전보다 한층 더 외교적 해결 가능성에 무게를 더 실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의 군사적 긴장 완화 방안의 하나로 러시아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나토 핵심기지에 대한 공동 검증을 러시아 측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미국이 러시아에 보낸 서면 제안에는 폴란드와 루마니아의 미사일방어시스템 기지에 공격용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배치되지 않았다는 점을 검증하는 방안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앞서 열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전화 협상은 기존 입장을 확인했을 뿐 성과를 얻지 못한 채 끝났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