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역대 최저 수준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빌라(연립·다세대) 거래량은 13개월 연속 아파트 거래량을 뛰어넘었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고 값이 싼 빌라로 수요가 쏠린 탓이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빌라도 수요가 줄고 있다. 거래절벽이 심각한 아파트보다는 감소세가 더뎌 당분간 빌라와 아파트의 거래량 ‘역전 현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2일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12월 1117건(계약일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적었다. 이와 달리 같은 달에 빌라 거래량은 3340건으로 아파트보다 배 이상 많았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통상 빌라 거래량을 웃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비싼 데다 규제까지 많은 아파트 대신 빌라로 수요가 몰렸다. KB국민은행 월간 시세통계를 보면, 지난달에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12억5969만원인 반면 빌라 평균 매매가는 3억4559만원으로 아파트값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내 집 마련 욕구가 커지면서 이런 가격 격차는 곧바로 거래량 차이로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의 주택매매 중 빌라 비중은 58.5%에 달했다. 이는 200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고치다. 자치구별로 양천구가 78.3%로 가장 높았다. 송파구(77.2%)와 강서구(74.5%) 등이 뒤를 이었다.
빌라와 아파트의 거래 역전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의 빌라 매매는 1447건으로 아파트 매매(537건)의 약 2.7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계 종료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반전은 어려워 보인다.
빌라 호황이 계속되는 건 아니다. 빌라 거래량도 지난해 5월(6024건) 이후 8개월 연속해서 줄고 있다. 아파트뿐 아니라 부동산시장 전체가 거래절벽에 들어선 것이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