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스포츠 예능이 대세다. 컬링, 농구, 탁구 등 종목도 다양해졌다. 시기적으로도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만큼 스포츠 예능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MBC는 설 연휴 특집으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스포츠 예능 ‘컬링 퀸즈’를 방영했다. 배우, 프로 골퍼, 아나운서, 댄서, 국가대표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여성 스타들이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엄마들’의 저력을 보여주기 위해 뭉친 ‘맘마미아’ 팀의 수장 오현경은 절친 조혜련, 정시아와 함께했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로 대세에 올라선 댄서팀 ‘라치카’의 멤버들도 활약했다. 2일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컬링 퀸즈’의 시청률은 1회 2.9%, 2회 2.1%로 집계됐다.
tvN은 지난달 31일 연예계 숨은 탁구 고수들이 특훈과 도전을 통해 연예계 최강 탁구팀으로 거듭나는 예능 프로그램 ‘올 탁구나!’를 선보였다. 강호동과 은지원이 각각 팀을 꾸려 팀원을 모집하기 위해 오디션을 진행했다. 탁구 오디션에는 야구선수 출신 윤석민과 그룹 위너의 강승윤, 모델 주우재, 배우 박은석 등이 출연했다.
탁구계의 유명 인사들도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 탁구의 전설로 불리는 유승민 전 선수는 강호동 팀의 감독으로 합류했다. 탁구계 간판스타 정영식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여자 탁구 국가대표 서효원 선수는 은지원 팀의 코치로 함께했다. ‘올 탁구나!’는 1회 시청률 2.4%를 기록하면서 순조롭게 출발했다.
농구를 다룬 예능도 곧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JTBC는 오는 15일 ‘운동꽝 언니들’의 생활체육 도전기를 담은 ‘마녀체력 농구부’를 방영한다. 예능계에 스포츠 열풍을 몰고 왔던 ‘뭉쳐야 찬다’와 ‘뭉쳐야 쏜다’의 제작진들이 참여했다. 주전 선수로는 송은이 고수희 별 박선영 장도연 허니제이 옥자연 임수향 등 8명이 나선다.
최근 예능의 트렌드를 이끄는 리얼리티 연애와 스포츠를 접목한 프로그램도 나온다. 웨이브는 6명의 청춘남녀가 골프장에서 러브라인을 그려가는 골프 연애 리얼리티 ‘홀인러브’를 지난달 31일 공개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20, 30대도 골프 열풍에 합류한 만큼 ‘골린이’(골프와 어린이의 합성어)들의 시선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포츠 예능은 SBS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의 인기에 힘입어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축구와 전혀 상관없는 분야에서 활약하는 여성들이 경기를 통해 성장해가는 스토리를 보여준 ‘골때녀’는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예능이 다루는 종목도 풍성해지면서 비인기 종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프로그램의 성패는 경기의 공정성을 얼마나 담보하는지, 출연진의 성장 과정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담아내는지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골때녀’는 경기 순서를 조작해 편집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정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예능 트렌드 전체가 리얼리티이기 때문에 스포츠 예능도 인기를 얻는 것이지만 중요한 건 진정성”이라며 “팀 스포츠를 통해 출연자들이 얼마큼 성장해나가는지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출연자로) 스타를 데리고 오는 게 아니라 그 프로그램이 스타를 탄생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스포츠를 못 하더라도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