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달러면 구글 주주… 어닝 시즌 주목 [3분 미국주식]

입력 2022-02-02 14:09 수정 2022-02-03 08:59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캠퍼스. 연합

미국 뉴욕 증권시장 주요 지수가 1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강세장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 여파로 지난 한 달간 불안 심리가 퍼지면서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투자자들은 다시 ‘어닝 시즌’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알파벳, 페이팔, 스타벅스가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2일과 3일에는 메타(페이스북)와 아마존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다.

‘포워드가이던스(Forward Guidance)’가 개선되며 시장에 낙관론도 번지고 있다는 평가다. 포워드가이던스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향방, 물가 안정 목표 등 통화정책의 목표나 전망을 제시하는 것을 뜻한다.

1. 알파벳 [GOOGL]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이날 20대 1의 비율로 주식분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주주승인 절차를 마치면 오는 7월부터 지금의 5% 수준으로 저렴해진다. 이에 따라 7월 1일 거래일 기준으로 1주라도 보유한 알파벳 주주는 같은 달 15일 더 저렴한 가격에 19주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이날 종가 기준 2752.88달러에 거래된 알파벳 주식을 138달러에 살 수 있는 것이다. 주식 분할은 자본금 증가 없이 발행 주식 수를 늘리는 것으로 진행된다. 알파벳의 주식분할은 2004년 8월 상장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2014년 2대1 주식분할 했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주권에 액면가가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액면분할이 아니라 주식분할이라는 용어를 쓴다.

주식분할은 기업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아니다. 하지만 그간 기술업체들의 주식분할이 주가 급등으로 이어진 선례가 있었다. 애플과 테슬라는 2020년 진행한 주식분할이 주가 급등의 발판이 됐다.

알파벳은 주식분할 소식과 함께 지난해 4분기 실적도 발표했다. 알파벳의 4분기 매출은 753억3000만달러(약 91조739억원)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2% 증가했다. 이 기간 순이익은 206억달러(약 24조9000억원)다. 주당순이익은 30.69달러로, 시장 전망치(27.56달러)를 상회했다. 이에 따른 지난해 누적 순익은 760억달러(약 91조8840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늘었다. 현재 알파벳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7% 급등해 주당 3000달러에 근접했다.

2. 은행주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0.02% 올라 1.8%를 돌파하며 은행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골드만삭스는 2.64% 오른 364.06달러에, JP모건체이스는 1.72% 오른 151.1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웰스파고는 3.35% 올랐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도 1.73% 상승했다.

대형 은행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상장지수펀드(ETF)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 대형 은행을 편입한 ETF인 인베스코KBW뱅크(KBWB)는 전날보다 2.41% 오른 70.99달러에 거래를 종료했다. 올해 들어 KBWB의 수익률은 7.33%에 달한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는 올해 최선호 은행주로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를 추천했다. 골드만삭스 주가는 지난달 18일 실적 발표 이후 하루에만 6%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기록한 고점(423.85달러)과 비교하면 현재 14% 이상 떨어진 상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주가는 지난달 10일 기록한 고점과 비교하면 4%가량 하락했다. 파이퍼 샌들러는 골드만삭스가 현재 저평가 단계에 있다고 분석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 실적의 악재 요소로 꼽히던 임금 등 비용 상승 문제가 어느 정도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3. 넷플릭스 [NFLX]

미국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가 연일 급등 중이다. 넷플릭스는 이날 나스닥시장에서 7.02% 오른 457.13달러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 11% 오름세를 보인 데 이어 또다시 급등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가 넷플릭스 주식을 대거 매입했다는 소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헤이스팅스가 약 2000만달러를 투자해 5만주 이상의 넷플릭스 주식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경영진이 회삿돈 혹은 사비로 자사주를 사들이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의 숫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상승한다. 간접적으로 주주들에게 현금을 돌려주는 효과를 낳는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높아진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