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송영길 “대선 이후 ‘승패’ 상관없이 ‘대장동 특검’ 반드시 해야”

입력 2022-02-02 13:54 수정 2022-02-02 14:54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대선이 끝난 후에도 ‘대장동 특검’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선 승패와 상관없이 특검을 해서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실체적 진실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장동 의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송 대표는 그러면서 대장동 의혹의 몸통으로 “박영수 전 특검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목했다.

송 대표는 또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간의 단일화 여부와 관련해 “가능성이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대표는 그러면서 “단일화를 하려면 권력을 나눠야 하는데, 국민의힘이 공천권이나 내각(조각권) 같은 권력을 나눌 자세가 돼 있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2차 박스권’ 갇혔다고 평가받는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과 관련해 “윤석열 후보도 35~40% 지지율에 갇힌 상황”이라며 “호남 지지율이 60% 정도이기 때문에 아직 확장 여력이 있다”고 확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 양자 토론이 결국에는 무산되고 말았다.

“(윤석열 후보가) 자료 없이는 토론 못 한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자료 없이 (양자토론을) 못하겠다는 것은 ‘컨닝페이퍼 없이 시험 못 치르겠다’와 같은 논리로 본다.

윤 후보는 왜 이렇게 대장동에 집착하나. 후보 간 토론이 검찰이 피의자 조사하는 곳인가.

아시다시피 이 후보는 국정감사에 나가 이틀간 거의 실시간으로 대장동 문제를 얘기하지 않았나.

그러면 윤 후보도 이틀 동안 국정감사장에 나와 부산저축은행부터 시작해 ‘윤우진 사건’, 처가 문제 등을 놓고 우리 당 국회의원들로부터 집중적으로 (질문을 받아보라).

두 후보 모두 30% 이상의 지지율로 1위, 2위 후보 아닌가. 그러면 그에 맞게 정치적 담론으로 대화를 해야 한다. 마치 검사가 피의자 다루는 듯한 자세는 국민에 대한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장동 특검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서는 억울한 것이 너무 많다. 그래서 저는 반드시 특검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선이 끝나도, 승패와 상관없이 실체적 진실을 파악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면 진실이 나올 것이다.

야당의 일개 기초자치단체장(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지칭)이 어떻게 부정을 저질렀겠나.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겠나. (이 후보가) 부정한 일을 했다면 살아남을 수 있었겠나.”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물은 누구인가.

“박영수 전 특검과 윤석열 후보라고 본다. 박 전 특검은 화천대유에 빌려줬다고 하지만,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드러나지 않았나.

윤 후보는 김만배씨가 (녹취록에서) ‘형이 가진 카드면 죽는다’고 특정했다. 김씨 누나가 윤 후보 부친의 연희동 집을 어떻게 우연히 사줬을 것으로 보나.

또 김씨 매형이라는 분은 윤우진(전 용산세무서장)과 같은 세무 직원이어서 친했다는 것 아닌가. 이렇게 우연일 수 없는 구조가 특검을 하면 다 밝혀질 것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송 대표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선과 관련해 그 정도로 절박한 상황인가.

“이번 대선은 정권재창출과 정권교체라는 프레임을 넘어서 기득권 교체, 정치교체로 가야 한다.

한 달 정도 고민했는데, 정권교체 프레임이 워낙 강하니, 구정 전에 변화의 모멘텀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대로 ‘구정 밥상’에 대장동 의혹이나 정권교체론이 올라가면 문제가 커지겠다고 판단했다.

선거 프레임을 정치 기득권 교체, 정치교체로 바꿔야 했고, 국민께서도 조금만 생각하시면 수긍할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을 했다.”

-중진들의 후속 움직임이 없는데, 아쉽지 않은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나. 자기 지역구에 모든 것을 던진 사람이 3선만 하고 불출마하겠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제 선택도 다른 분의 불출마를 강요하거나 유도하려는 것이 아니다. 상징적으로 당 대표가 한 것이다.

그리고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5개 지역구) 중 세 곳에 공천하지 않겠다는 것과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의원을 제명하겠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지 않은가.

다만, 4선·5선 등 중진 의원들이 이번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에 실패하면 무슨 명분으로 다음 총선에 나갈 수 있겠나. 우리 당원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86용퇴론’도 이렇다 할 추가 움직임이 없는데.

“다음 총선은 2년 남아있다. 그때 어떤 흐름이 될지 그때 판단할 문제다.

이걸 떠나서 여야 모두 국회의원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이 대선 후보가 됐는데, 이러면 300명 국회의원이 다 반성해야 할 일이다.

국회의원이 오죽 국민으로부터 평가를 못 받았으면 국민이 ‘국회의원 경험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아닌가.

그래도 이재명 후보는 기초자치단체장 2번과 광역자치단체장 1번 해서 3번의 선출직 공무원 경험이 있다. 그런데 윤석열 후보는 처음 출마하는 것이다.

저 같은 다선 의원은 정말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

-이 후보 지지율이 ‘2차 박스권’에 갇혀 있는데.

“윤 후보도 같은 상황이다. 정권교체 여론이 55%인데, 윤 후보 지지율도 35~40%에 갇혀 있다. 그런데 왜 우리만 박스권이라고 하나.

우리는 지금 비등점을 향해 끓고 있다. 호남 지지율이 60% 정도이기 때문에 우리는 여력이 있는 것이다. 확장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선거운동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면 불이 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할 수 있다고 보는지.

“가능성이 있지만, 갈수록 어려워지지 않을까 싶다. 쉽지 않을 것이다.

윤 후보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단일화를 하지 않아도 이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상태다.

단일화를 하려면 권력을 나눠야 하는데, 국민의힘이 공천권이나 내각(조각권) 같은 권력을 나눌 자세가 돼 있지 않다고 본다.”

-그래도 야권 단일화에 대한 대비는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 이 후보가 일관되게 통합정부론을 제시하고 있지 않나.

통합 대상을 지금 특정해 말하기는 어렵지만, 우리만의 단독정부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사람을 포괄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문재인정부와 차별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출마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재명정부도 새로운 정권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문재인정부의 잘한 점을 계승하되, 부동산 문제와 같은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 정권을 깡그리 무시하는 정부가 들어서면 얼마나 큰 혼란이 발생하겠나. 국가를 위해 장점은 계승하고 부족한 점은 보완해야 한다.

대선만 끝나면 전임 정권의 모든 것을 부정하고, 전임 대통령이 감옥에 가는 악순환을 깨야 한다.”

-문재인정부가 잘못한 점을 지적한다면.

“윤 후보가 (문재인정부를 향해) ‘무능한 삼류 바보를 데리고 나라를 망쳤다’고 평가했는데, 그중 맞는 것 한 가지가 윤 후보를 검찰총장에 임명한 것이라고 내가 얘기했다. 그렇게 부정하면 안 된다.

그리고 문재인정부가 윤 후보를 검찰총장에 임명한 것도 잘못이다. 민주당도 사실 인사청문회에서 봐준 것 아닌가. 그래서 내가 민주당 대표로서 계속 반성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부동산 정책도 잘못했다. 초기 단계에서 공급을 늘리지 않고 계속 규제만 하자고 한 것에 대해 수차례 반성했다. 그래서 부동산세제도 당 대표가 되자마자 고쳤다.

하지만, 문재인정부가 잘한 것이 얼마나 많은가. 세계 10대 경제 대국에, 6대 군사 대국을 이뤘다. 국민도 이런 것을 (새로운 정부가) 발전시켜 나가길 바라는 것이다.”

-국민의힘에서 대구 보궐선거 공천 문제로 자중지란을 겪었는데.

“아프리카 원숭이처럼 손이 덫에 걸렸는데 먹을 것을 계속 주먹으로 쥐고 있는 것이다. 먹이를 놓으면 주먹이 빠지는데, 이걸 쥐고 있으면 죽는 것이다.

우리는 그래서 비우자고 해서 서울 종로까지 공천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내일(3일) 최고위원회에서 서울 서초와 대구 중남구 전략공천을 논의할 것이다.

대구는 김재원 최고위원이 탈당 후 출마를 언급했다가 거둬들였는데, 그만큼 국민의 시선이 따갑다는 얘기다. 그래서 대구는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윤 후보가 사드(THAAD) 추가 배치를 공언했는데.

“윤 후보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의 의미를 잘 모르는 것 같다. 북한이 서울을 공격하는데 고고도와 장거리미사일을 사용하겠나.

게다가 사드를 서울에 배치한다고 하면 본인 집 앞에 배치하겠다는 것인가.

사드 추가 배치에 찬성할 주민은 한 명도 없을 것이고, 북한의 공격을 막는 데는 패트리엇 미사일이 더 효과가 있다. 군사적 지식이 없는 것이다.”

-최근 회동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의 메시지가 있었나.

“나라를 걱정하는 의미에서 이 후보를 도와달라고 말씀드렸다.

김 전 위원장이 이 후보에 대해 애정과 긍정적인 것이 있다.

그리고 김 전 위원장은 ‘개헌이 이슈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대선에서도 주요하게 논의돼야 할 주제다’라고 말씀하셨다.”

최승욱 안규영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