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에 AI 영재고 설립 추진 배경은

입력 2022-02-02 11:10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이 인공지능(AI) 영재고등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2일 도에 따르면 도와 교육청은 910억원을 들여 청주 또는 충북혁신도시에 전교생 360명 규모의 AI 영재고를 세워 지역인재 50%, 전국 50% 등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AI 영재고는 수학, 과학 등 개별 교과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과학고·영재학교와 달리 뇌인지·컴퓨터과학 융합 교육과정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충북의 AI 영재고 설립은 충청권 4개 시·도가 대선 후보들에게 건의한 공동 공약 14개에 포함됐다.

도와 도교육청은 경제혁신을 선도할 AI 핵심 인재 양성 요구가 증대되는 시점에서 충북이 국토의 중심인데다 오송생명과학단지, 오창과학산업단지, 국가기상위성센터, 방사광가속기, 충북대, 한국과학기술원, SK하이닉스 등과 연계 운영할 수 있다고 보고 AI 영재고 설립 추진에 합의했다.

도는 충북에 AI 영재고가 설립되면 도내 신산업 성장이 촉진되고, 지역 대학의 성장도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여건 개선에 따른 인재 유출 방지 및 유입 효과가 발생해 과학교육도시로 충북의 이미지가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이를 위해 3년째 AI 융합교육을 담당할 전문교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올해 90명의 교원을 대상으로 AI 융합교육 석사과정 지원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이 사업을 위해 2020년 충북대, 한국교원대, 청주교대와 협력해 AI와 교과 융합, AI 활용 수업 설계 등을 교육하는 대학원을 개설했다. 도교육청은 석사과정을 밟은 교원에게 등록금의 50%를 지원해주는 형태로 이 사업을 진행한다.

석사과정은 교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방학을 이용해 수업하는 계절제나 야간제로 5∼6학기 운영하고 있다. 현재 188명이 석사과정을 밟는 중이어서 올해 가을학기에 첫 AI 융합교육 석사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교조 충북지부는 AI영재고 설립 추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교육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자사고 전철을 밟을 것”이라며 “AI 교육의 의미와 교육과정 운영도 없는 상황에서 영재학교를 설립하려는 것은 특권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재교육진흥법에 의해 지정 또는 설립된 국내 영재학교는 한국과학영재학교, 서울과학고,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등 8곳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교육부가 학교 서열화 문제, 사교육 문제 등을 들어 난색을 보여 대선 공약 반영을 통해 AI 영재고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반도체, 바이오, 이차전지 등 AI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물적 인프라는 충분하나 관련 핵심 인재를 양성할 학교가 없다”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