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월드컵 본선진출 확정한 1일…분통터진 중국 상황

입력 2022-02-02 10:00 수정 2022-02-02 11:18
대한민국이 1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 시리아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10회 연속 및 통산 11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일 오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8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날 한국 대표팀은 후반 8분 김진수(전북)의 헤딩 결승골과 후반 26분 권창훈(김천)의 추가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최종예선에서 6승 2무(승점 20)로 이란(승점 22점, 7승1무)에 이어 조 2위를 유지하며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이날 이란 원정에서 패한 3위 UAE가 승점 9(2승 3무 3패)에 머물러 남은 9·10차전에서 모두 이겨도 우리나라를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2022년 카타르 대회까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처음 출전했던 1954년 스위스 대회를 포함하면 통산 11번째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셈이다.

올해로 22회째를 맞는 월드컵에서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룬 나라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6번째다.

역대 최다인 다섯 번이나 정상에 오른 브라질이 1930년 열린 제1회 우루과이 대회부터 올해 카타르 대회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22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참가한다.

4회 우승국인 ‘전차군단’ 독일(옛 서독 포함)이 18회(1954∼2022년), 네 차례 챔피언에 오른 이탈리아가 14회(1962∼2014년), 남미 강호 아르헨티나가 13회(1974∼2022년), ‘무적함대’ 스페인이 12회(1978∼2022년)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현재까지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이 결정된 국가는 한국 포함 15개국이다. 앞서 유럽 예선에서 각 조 1위를 차지한 10개국(세르비아, 스페인, 스위스, 프랑스, 벨기에, 덴마크, 네덜란드, 크로아티아, 잉글랜드, 독일), 남미 예선 1·2위를 달리는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아시아 예선 A조의 이란이 카타르행을 확정 지었다.

한편 같은 날 중국은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 최종예선 B조 8차전 베트남과의 원정경기에서 1-3으로 완패했다. 이날 경기 결과로 중국은 5경기 연속 무승 포함 총 1승 2무 5패로 승점 5점에 그치며 월드컵 본선 진출 마지막 가능성인 플레이오프 진입마저 좌절됐다. 베트남(1승 7패, 승점 3점)과 B조 꼴찌를 다투게 된 상황이다.

이날 경기에서 전반 9분과 16분 잇따라 연속 실점을 허용한 중국은 후반 31분 추가 실점하며 완전히 무너졌다. 후반 추가 시간 막판에 한 골을 넣어 0점 패만 겨우 면했다.

앞서 지난달 일본전 패배로 월드컵 본선 직행(2위권) 가능성이 사라진 중국은 남은 3경기 결과에 따라 산술적으로는 3위 플레이오프 진입 가능성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날 패배로 중국은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겨도 승점 11점에 그쳐 3위 호주(14점)를 넘는 게 불가능해졌다.

이 같은 결과에 중국 내 축구 팬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월드컵 진출 실패는 물론 베트남에까지 완패한 충격 여파다. 이전까지 베트남과의 7전에서 전승했던 중국은 이날 경기로 1패라는 오점을 남겼다.

중국의 시나스포츠는 “중국 축구가 앞으로도 중국 팬들을 영원히 짜증나게 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신랄한 비판을 내놓았다. 이어 “중국 스포츠계에서 중국 축구가 그동안 웃음거리로 거론돼 오기도 했고, 춘완(중국의 설 특집 프로그램)에서도 축구가 없어지긴 했다. 그럼에도 이날 이런 결과는 예상치 못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이날 패배는 베트남에 월드컵 최종예선 첫 승리를 안긴 결과이기도 했다. 시나스포츠는 이에 대해 “중국 대표팀의 패배는 이색적인 볼거리”라면서 “그야말로 일패도지(여지없이 패해 다시 일어날 수 없게 되는 지경이라는 뜻의 고사성어)였다”고 일갈했다.

온라인커뮤니티 뽐뿌 게시판에 올라온 '중국 근황' 게시물 캡쳐.

중국 팬들도 “다시는 이런 경기를 보고 싶지 않다” “자원낭비 그만하고 남자 축구 대표팀 해산해라” 등 분노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중국인 남성이 경기를 시청하다가 망치로 TV를 부수는 영상까지 올라왔다.


반면 이날 또 한번 ‘박항서 매직’을 선보인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사상 첫 월드컵 최종예선 승리라는 쾌거를 이뤘다.

이날 경기를 직관한 팜민찐 베트남 총리는 경기 직후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선수들을 격려한 후 ‘봉투’를 건네기도 했다. 그는 “베트남 역사에 기록될 대단한 승리였다”며 “수고한 박 감독과 선수들에게 세뱃돈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