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또’…광주 붕괴사고 현장 거대 콘크리트 낙하

입력 2022-02-02 09:11 수정 2022-02-02 11:10

2일 오전 8시 7분쯤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현장에서 집채만한 콘크리트 잔해물이 추락했다.

붕괴건물 28층 서쪽 옹벽에 비스듬히 걸쳐 있던 대형 콘크리트 더미가 굉음과 함께 건물 측면을 따라 22층까지 낙하하고 일부가 지상으로 곤두박질했다.

이로 인해 먼지구름이 피어오르면서 붕괴사고 발생 23일째에 접어든 이날 오전 매몰·실종자 수색작업이 중단됐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이날 오전 10시 브리핑에서 “119구조대원이나 현대산업개발 근로자들은 전원 탈출해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낙하사고에 대비해 사전에 8㎜ 와이어 30가닥으로 건물 본체와 결박해 놓아 콘크리트 덩어리가 외부로 낙하하지 않아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작업투입 전 안전관리자가 오전 8시4분쯤 사전점검 과정에서 건물의 삐그덕 거리는 소리와 육안으로 이상 징후를 감지해 주변 작업자를 긴급 대피시켰다”고 강조했다. 콘크리트 잔해물 사이에 끼어 있던 골조공사 목재들이 ‘쑥’ 빠지고 추락한 직후 작업자들에게 응급상황을 전파했다는 것이다.

그는 “붕괴면에서 잔해제거에 투입된 9명과 관리자 4~5명 등 20여명이 작업 중 안전한 코어(중심축)쪽으로 3~4m 긴급 대피한 뒤 건물을 즉시 빠져나왔다”고 붕괴직전 상황을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24시간 수색 체제에 따라 현장에서 매몰·실종자를 찾기 위한 잔해물 제거 작업을 하던 구조대원 가운데 혹시 모를 인명피해가 있는지 확인 중이다.

이와 함께 집채만한 낙하물이 걸려 있던 28층 인근 지점의 추가 붕괴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드론을 띄워 외벽 상태 등을 살펴보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날 구조대원 175명과 장비 38대, 인명구조견 4마리, 드론 4대 등을 동원한 구조·수색작업 사전점검을 하던 중이었다.

굉음과 함께 콘크리트 더미가 지상으로 추락하자 인근 주민들은 혹시 제2의 붕괴사고가 발생한 게 아닌지 가슴을 졸였다. 일부 주민들은 “붕괴사고가 난 201동이 아닌 화정아이파크 다른 동이 또 무너진 게 아니냐”며 놀라 집 밖으로 뛰어나오기도 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불안정한 건물외벽 상태를 24시간 관측하기 위해 서쪽에도 CCTV를 추가 설치하고 상가 측 도로를 전면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서쪽 구역의 지상 출입을 통제하고 붕괴건물 작업자 출입구도 서쪽에서 동쪽으로 변경하겠다고 덧붙였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