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제일 나이가 많은 수컷 고릴라가 코로나19에 걸린 뒤 후유증을 앓다 6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미국 애틀랜타 현지 언론은 조지아주 애틀랜타 동물원에서 살던 고릴라 오지가 지난 25일 죽은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오지는 지난해 9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후 음식을 먹지 못하는 등 코로나19 후유증을 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오지를 포함해 애틀랜타 동물원 내 고릴라 13마리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동물원 사육사 한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 이것이 동물 집단감염으로 이어진 것이다.
사육사는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동물원 수칙에 따라 마스크와 장갑, 얼굴 가리개, 방호복까지 착용했지만 동물원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지는 못했다.
애틀랜타 동물원 수의학팀은 “오지가 코로나19에 걸린 후 후유증을 앓아왔다”며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통해 밝혀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레이먼드 킹 동물원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오지의 죽음은 애틀랜타 동물원의 큰 손실”이라며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예상했지만 ‘전설’을 잃은 슬픔을 막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지는 1988년부터 애틀랜타 동물원에서 살며 2세대 12마리부터 4세대 20마리 이상의 후손을 남겼다”며 “오지가 그의 종을 돌보는 데 필요한 지식 체계에 큰 공헌을 했다”고 덧붙였다.
오지는 최장수 수컷 고릴라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나이 많은 고릴라다. 서아프리카 낮은 지대 열대우림에 사는 야생 서부로랜드고릴라의 평균 수명은 30~40년으로, 40세가 넘으면 ‘늙은 고릴라’로 분류된다. 현존하는 최고령 고릴라는 지난해 독일 베를린 동물원에서 64번째 생일을 맞은 암컷 ‘파투’다.
애틀랜타 동물원에서 코로나19에 걸린 후 세상을 떠난 고릴라는 오지뿐만이 아니다. 지난 14일 암컷 고릴라 ‘춤바’가 59세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춤바 역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