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비로 번진 ‘단일화’ 말싸움…이준석 “안철수, 세금 운운은 코미디”

입력 2022-01-30 15:14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원외당협위원장 필승결의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단일화 전쟁이 광고비로까지 번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직접 나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겨냥해 ‘코미디’라는 표현까지 썼다.

이 대표는 30일 페이스북에 국민일보 보도(‘[단독]안철수측 “윤석열 광고비, 결국엔 세금…이준석, 10원도 안 내면서”)를 공유하면서 “깔끔하게 반사한다”고 비꼬았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지난 대선 때 안철수 후보는 460억, 홍준표 후보는 420억 선거비용을 지출했다”고 적었다. 이어 “당시 당 규모는 3분의 1이면서 선거비용은 더 많이 쓰고 더 많이 국민세금으로 환급받아간 안철수 후보가 세금운운하다니 코미디”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안 후보의 최측근 인사인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이 대표가 공유한 국민일보 보도에서, 이 대표가 대선 광고비를 거론하며 안 후보의 대선 완주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 데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에 이 대표가 지난 2017년 대선 선거비용을 거론하며 안 대표 측에 역공을 가한 것이다. 당시 안 후보가 속한 국민의당 의석수는 40석에 불과해 홍 후보가 속한 자유한국당(의석수 107석)에 비해 당 규모가 작았지만, 선거비용은 더 많이 쓴 점을 이 대표가 지적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 본부장은 지난 2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대선 광고비로 집행할 자금도 정당보조금이나 대선 이후 국고에서 보전 받을 선거비용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는 국민의힘 대선 광고비에 자기 돈 10원 한푼 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금이 어느 때인데 국민의 혈세로 다른 당을 자극하는 금권정치 행태를 보이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본부장이 문제 삼은 건 이 대표의 라디오 출연 발언이었다.

이 대표는 MBC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주 온라인 광고를 대부분의 당이 계약한다.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대 60억 원까지 간다”며 “그걸 지금 계약한 당은 완주 의지가 있는 것이고 계약하지 않은 당은 완주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일화가 돼서 후보가 사라지거나 15% 득표율을 못 받아도 돈을 날리는 것”이라며 “국민의당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 모르지만, 내부적으로는 그 판단에 따라 자금을 집행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안 후보 완주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면서 국민의당을 자극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광고비로까지 번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말싸움이 설 연휴 이후 본격화될 단일화 국면 주도권 싸움의 전초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양측의 말싸움이 선을 넘는 감정싸움으로 이어질 경우 단일화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