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모라토리엄 선언 파기 근처”

입력 2022-01-30 12:22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모라토리엄 선언 파기의 근처까지 다가간 것”이라며 규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전체 회의를 열고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안정, 외교적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대한 도전이자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출입기자단에 “오전 7시 52분쯤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 동해상으로 고각으로 발사된 중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800㎞, 고도는 약 2000㎞로 탐지하였으며,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25분부터 열린 회의에서 원인철 합참의장으로부터 발사 관련 동향을 보고 받고 안보 상황과 대비 태세를 점검했다. 문 대통령이 NSC 전체회의를 가진 것은 지난해 1월 21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에 따라 대북정책 논의를 위해 소집한 후 1년 만이다. 취임 이후로는 11번째 소집이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북한의 발사가) 2017년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서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이어지면서 긴장이 고조되던 시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이 그동안 대화 의지를 표명하면서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유예 선언을 지켜왔는데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라면 모라토리엄 선언을 파기하는 근처까지 다가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긴장 조성과 압박 행위를 중단하고 한미 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화 제의에 호응하라”고 촉구했다.

동시에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한미 간 긴밀한 협의 하에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가라”고 당부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7번의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북한은 지난 5일과 11일 자강도 일대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이라 주장한 탄도미사일을 연속 발사했다. 지난 14일에는 평안북도 의주 일대 철로 위 열차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쏘아 올렸다.

이어 지난 17일에는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로 불리는 KN-24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지난 25일에는 장거리 순항미사일 2발, 지난 27일에는 탄두 개량형 KN-23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각각 발사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