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사는 김모 할머니는 지난 19일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약 5년 전 비슷한 전화로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던 김 할머니는 전화를 받자마자 보이스피싱임을 알아차렸고, 지인 박 할아버지에게 이 같은 내용을 털어놨다.
이에 두 사람은 보이스피싱범을 현장으로 유인해 붙잡기로 했다. 김 할머니는 보이스피싱범에게 “예금을 인출해 지정된 장소에 두겠다”고 말한 뒤 박 할아버지와 현장에서 보이스피싱범을 기다렸다.
약 3시간 뒤 보이스피싱범은 현금이 든 박스를 가져가기 위해 범행 현장에 나타났다. 범인이 돈을 가져가려고 하던 찰나, 박 할아버지는 현금을 가지고 가려는 보이스피싱범을 단번에 붙잡았다.
그리고는 경찰에 “보이스피싱범을 잡고 있다”는 신고를 해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보이스피싱범을 넘겼다.
범인을 인계 받은 경찰은 주거 부정, 재범 우려 등을 이유로 범인을 구속 수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전남∙전북 일대에서 3회에 걸쳐 3400만원을 편취한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경찰은 범인이 소지하고 있던 200만원을 확보하고 다른 범행을 저지르진 않았는지도 확인중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직접 보이스피싱범을 붙잡은 박 할아버지에게 신고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범에게 속지 않고 조언을 구하신 김 할머니와 용감한 박 할아버지에게 박수갈채를 보내주시길 바란다”면서도 “위험하니 신고를 먼저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