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대선 광고비를 거론하며 안철수 후보의 대선 완주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 데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재선 의원인 이 본부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최측근 인사다.
이 본부장은 2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대선 광고비로 집행할 자금도 정당보조금이나 대선 이후 국고에서 보전 받을 선거비용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윤석열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만드는 국민의힘 광고의 광고비가 결국엔 세금으로 지불된다는 의미”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이준석 대표는 국민의힘 대선 광고비에 자기 돈 10원 한푼 내지 않는다”면서 “지금이 어느 때인데 국민의 혈세로 다른 당을 자극하는 금권정치 행태를 보이는가”라고 비판했다.
이 본부장은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가 나이만 젊을 뿐 구태 정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본부장은 “대선에 국민 세금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것은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 라며 “국민의당은 돈 안 쓰는 대선을 치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또 “국민의당도 대선 광고비를 효율적으로 집행할 것”이라며 “그러나 국민의힘처럼 세금이라고 함부로 대선 광고를 쓰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특히 “선거공영제라는 명목으로 대선에 과도하게 혈세가 들어가는 풍토는 뿌리뽑혀야 한다”면서 “정치자금에서도 각 정당이 자생력을 갖춰야 하며, 자생력이 없는 정당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모두 상대방을 자극하는 것이 야권 후보 단일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양당의 설전이 단일화 국면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선을 넘는 비판이 계속될 경우 단일화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본부장이 문제 삼은 것은 이 대표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발언한 대목이다.
이 대표는 “이번 주 온라인 광고를 대부분의 당이 계약한다”면서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대 60억 원까지 간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그걸 지금 계약한 당은 완주 의지가 있는 것이고 계약하지 않은 당은 완주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이 강하게 반발한 발언은 이 대목이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단일화가 돼서 후보가 사라지거나, (대선) 15% 득표율을 못 받아도 돈을 날리는 것”이라며 “국민의당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 모르지만, 내부적으로는 그 판단에 따라 자금을 집행했을 것”이라고 국민의당을 자극했다.
이 대표는 “설 연휴 전이 (야권 단일화)의 마지노선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은 이 대표가 광고비를 거론하면서 국민의당을 먼저 자극한 데 대해 강한 어조로 반격을 가한 것이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