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TV토론 실전 연습을 치른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TV토론 연습에는 이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대장동 의혹’만 집중 추궁하는 인사도 있었다고 한다.
이번 연습은 ‘이재명·윤석열·안철수·심상정’ 4자 TV토론보다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양자 토론에 대비하려는 목적이 더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 후보는 지난 28일 오후 7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서울 한 스튜디오에서 첫 TV토론 실전 연습을 소화했다.
민주당 의원 7명과 전문가 등 총 10여명이 함께 참석해 압박 질문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질문자들이 돌아가며 쉴 틈 없이 질문을 던지면 이 후보가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일부러 이 후보를 당황시키는 질문도 넣었다고 한다.
이번 연습은 오는 31일 실시될 윤 후보와의 양자 토론을 우선적으로 가정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질문 대다수가 윤 후보가 제기할 만한 내용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 후보 측은 대장동 의혹만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대역을 설정했다. 윤 후보가 실제 TV토론에서 대장동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28일 실전 연습에서 이 후보는 대장동 이슈를 놓고 대역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가 양자 토론 준비에 더 주력한 데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포함된 4자 토론까진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4자 토론은 다음 달 3일 열릴 전망이다.
이 후보는 29일에도 별도의 공개 일정 없이 토론 준비에 주력한다. 다만, 실전 연습이 아닌 자료 숙지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 후보는 지난 7~10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도 실전처럼 TV토론을 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 토론 준비를 맡았던 한 관계자는 “이 후보가 ‘스파르타식’ 교육을 받으면서 토론 기술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며 “스피치 전문가를 불러 말투와 태도는 물론 시선처리까지 교정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토론준비단은 이 후보의 말을 줄이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이 후보가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에도 일일이 다 답하려고 하려는 습관이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한정된 시간에 핵심만 전달하라는 조언이 많았고, 경선 막바지에는 크게 개선됐다”며 “그때 경험을 토대로 윤 후보와의 토론에서도 안정감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양자 토론은 설 연휴 기간인 오늘 31일 열릴 예정이다.
양측 TV토론 협상단장인 민주당 박주민,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지난 28일 밤늦게까지 실무회담을 열고 두 후보 간 첫 양자 토론을 31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날짜 밖에 토론 주제와 방식, 장소 같은 세부 사항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이날 추가 회담을 거쳐 정할 예정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