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에서 고속도로 휴게소 매출액이 30%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 기간인 지난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실내 취식이 금지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고속도로 휴게소들의 신음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31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속도로 휴게소 매출액은 2016년 1조3246억원, 2017년 1조3548억원, 2018년 1조3842억원, 2019년 1조4304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덮친 2020년에는 1조466억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9812억원으로 더 줄어들었다. 2019년과 비교하면 총 매출액이 31.4%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대비 2021년 매출액 감소가 가장 큰 휴게소는 기흥(복합) 휴게소로, 무려 60.3%(89억4600만원) 매출이 감소했다. 그다음으로 서울만남(부산) 휴게소 43.0%(43억9900만원), 횡성(강릉) 휴게소 42.3%(58억7800만원) 순으로 매출액 감소가 높았다.
소위 ‘이영자 맛집 리스트’에 오른 휴게소들도 매출 감소를 피해가진 못했다. ‘소떡소떡’으로 유명한 안성(부산) 휴게소는 2019년 대비 매출이 36.7%(102억400만원) 감소했으며, ‘한우 더덕 스테이크’로 유명한 횡성(강릉) 휴게소, ‘이천쌀밥정식’으로 유명한 마장휴게소도 각각 매출이 42.3%(58억7800만원), 30.4%(56억4300만원) 감소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고속도로 휴게소들의 사정은 나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설 명절 특별방역 대책’에서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모든 음식 메뉴가 포장 판매만 가능하고 실내 취식은 금지된다고 밝혔다. 야외 테이블에도 가림막 설치와 좌석 간 거리두기 조치가 이뤄졌다.
한국도로공사는 휴게소 지원 방안으로 임대료 면제 및 납부유예, 보증금 환급, 공공관리비용 지원 등을 시행 중이지만 매출 감소분을 메우기엔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정작 고속도로 휴게소들은 도로공사의 임대료와 관리비 등 고정비 부담 등 때문에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도로공사 임대료는 매출액의 10~1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인건비·수도광열비 등 휴게소의 고정비도 그대로이거나 일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화장실이나 야외 쓰레기통 등 공익 목적 시설의 유지 관리비 및 폐기물 처리비도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