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박정희 정권이 경상도에 집중 투자하고 전라도를 소외시켰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정신나간 정치인을 이번 선거에서 심판해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여당은 이 대표의 발언이 지나친 표현의 막말이라고 비난했으나 이 대표는 “막말이 아니라 맞는 말”이라며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이 대표는 28일 페이스북에 이 후보의 해당 발언을 전하는 기사를 공유하며 “대선은 5년마다 국민이 국가 운영 방향을 설정해주시는 중요한 선거다. 이 선거에 지역감정을 끌어들이는 정신 나간 정치인을 이번 선거에서 심판해야 다시는 이런 황망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저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까지 호남 위주로 일정을 짜겠다. 호남의 구석구석, 다도해의 섬 하나하나까지 찾으면서 국민의힘이 호남 발전에 진정성이 있음을 보이겠다”며 “갑자기 2030 세대에게는 이미 존재하지 않고 이제는 잊혀야 할 지역갈등이 다급한 대선 후보 하나 때문에 다시 수면에 오르니 전투 의지가 샘솟는다”고 했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인 27일 광주를 찾아 “박정희 정권이 자기 통치 구조를 안전하게 만든다고 경상도에 집중 투자하고 전라도를 소외시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선 이 후보가 설 연휴를 앞두고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보이자 지지층 결집을 위해 ‘호남 소외론’을 꺼내 들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 대표의 강도 높은 비난 발언에 여권에선 즉각 반발이 터져나왔다. ‘정신나간 정치인’이라는 표현이 지나친 막말이라는 것이다. 전용기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공당 대표가 상대 당 대선 후보에게 ‘정신이 나갔다’는 표현을 SNS에 올리는 건 대체 무슨 경우냐”며 “국민들은 예의와 존중이 사라진 이준석 대표의 실망스러운 모습에 기가 찬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정신이 나갔다는 말은) 막말이 아니라 ‘맞말(맞는 말)’”이라며 “2022년에 지역감정을 부추기려는 정치인이 제정신이냐. 경상도 가서는 역차별 이야기하고 전라도 가서는 호남소외론 이야기하고. 충청도 가서 한 말씀만 하시면 트리플 크라운 되겠다”고 응수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