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증가… 올해 회복세 지속 ‘물음표’

입력 2022-01-28 10:35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산업 생산, 소비, 투자가 전년 대비 일제히 늘면서 4년 만에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다만 최근 오미크론 확산, 주요국의 통화정책 긴축,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올해도 이 같은 회복세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1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작년 전산업 생산지수(원지수, 농림어업 제외)는 112.5(2015년=100)로 전년보다 4.8% 증가했다. 이는 2010년(6.5%) 이후 11년 만에 최대폭 증가다. 전년 전산업 생산 감소(-1.2%)에 따른 기저효과에 강한 경기 회복세까지 더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3.6% 증가한 것인데, 이를 고려하면 기저효과로 해석하기 보다는 회복세가 강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생산 지수는 제조업 생산이 7.1% 증가하며 호조를 이끌었다. 반도체(29.7%)와 의료정밀광학(18.8%) 등이 두자릿수 증가하며 상승폭을 주도했고, 자동차(4.6%) 생산도 늘었다. 제조업을 포함하는 광공업 생산은 6.9% 증가했다.

코로나19 위기로 침체했던 서비스업 생산도 4.3% 증가했다. 특히 타격이 컸던 숙박·음식점(1.4%)과 예술·스포츠·여가(6.9%), 도소매(4.0%) 등 대면 서비스업 생산이 반등했고, 금융·보험(8.5%), 운수·창고(6.5%) 등도 늘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5.5% 증가했다. 의복·신발 등 준내구재 판매가 12.4% 급증했고, 승용차 등 내구재(5.1%)와 화장품·의약품 등 비내구재(3.1%) 판매도 함께 늘어난 결과다.

설비투자는 2017년(14.4%) 이후 가장 큰 폭인 9.0% 늘었다. 다만 건설기성은 건설 자재 수급 차질 영향으로 4.9%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 생산, 소비, 투자가 동시에 증가한 것은 2017년 이후 4년 만이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1로 0.7포인트 상승했고, 향후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하면서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어 심의관은 “과거 경험적으로 보면 6개월 연속 하락은 경기 전환점 발생 신호로 보이는데, 실제 전환점일지 노이즈에 그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건설투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표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며 ‘위기에 강한 한국경제’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며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건이 여전히 녹록지 않은 만큼, 대내외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