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 혹은 ‘과감’…개막 3주 앞둔 K리그1 이적시장

입력 2022-01-27 16:15
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1 이적시장이 열린 지 약 한 달이 지났다. 예상보다 보수적으로 가진 선수 지키기에 나선 구단이 있는가 하면 선수단을 물갈이하며 승부수를 건 구단도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26일 자정 기준 국내선수 76명, 외국인 선수 6명이 새 K리그1 구단 옷을 입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K리그 겨울이적시장은 3월 25일까지 마감이다. 다만 기존선수 등록마감일이 다음달 17일까지이기에 다음 시즌 선수단 윤곽이 드러날 기한은 실상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

표면적으로 굵직한 활동이 가장 많았던 건 지난 시즌 리그 2위 울산 현대다. 박주영, 김영권이 자유계약으로 들어왔고 오스트리아 LASK 린츠에서 뛰던 오인표가 이적해왔다. 일본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의 플레이메이커 아마노 준, 크로아티아 디나모 자그레브에서 뛰던 김현우가 임대로 들어왔다. 임대복귀한 이규성과 민동환, 김재성과 대학 자유선발 선수 최기윤, 설현빈까지 새로 들어온 선수만 10명이다.

나간 선수도 많다. 팀의 중심전력이던 패스마스터 윤빛가람이 친정인 제주 유나이티드로 깜짝 이적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신음한 국가대표 풀백 홍철도 대구 FC로 옮겨갔다. 붙박이 주전 중앙수비수였던 불투이스는 수원 삼성으로 갔다. 임대로 대구에 가있던 이근호는 완전이적했고, 풀백 유망주 강윤구가 부산 아이파크로 임대이적했다. 지난 시즌에 비해 선수단 정리가 큰 폭으로 이뤄지는 모양새다.

지난 시즌 승격팀임에도 리그 4위의 호성적을 낸 제주 유나이티드는 야심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는 모습이다. 울산에서 데려온 윤빛가람이 우선 큰 수확이다. 전북 현대에서 지난 시즌 ‘K리그 캉테’라는 별명에 걸맞게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부상으로 쓰러졌던 미드필더 최영준도 이적해왔다. K리그2 부천 FC에서 논란을 무릅쓰고 데려온 측면자원 안태현도 알짜배기로 꼽을 영입이다.

강등된 광주 FC에서 김주공이 자유계약으로 왔고, 디나모 자그레브에서 윙어 김규형이 임대로 건너왔다. K리그2 대전 하나시티즌과 안산 그리너스에서 골키퍼 김동준과 문경건을 데려왔고, 중앙수비로 대전에서 이지솔을 영입해 뒷문도 강화했다. 스웨덴 칼마르에서 측면자원 링을 데려오기도 했다. 나간 선수는 안양 FC로 완전이적한 백동규를 포함해 14명에 이른다.

수원 FC는 벨기에에서 고전하던 이승우를 깜짝영입한 것 외에도 대구의 황순민과 강원의 신세계, 인천의 김현, 전북 골키퍼 이범영 등 알짜배기 자원을 모두 자유계약으로 데려왔다. 서울에서 자리잡지 못하던 멀티자원 신재원도 마찬가지로 자유계약으로 영입했다.

지난 시즌 파이널B(하위스플릿)에 속했던 팀 중에서는 인천 유나이티드와 성남 FC가 활발히 움직였다. 인천은 전북에서 대표팀 출신 풀백 이주용을 임대로 데려오는 성과를 냈다. 성남의 유망주 공격수 홍시후를 구본철과 트레이드해 데려왔고, 제주에서 이동수, FC 서울에서 여름을 데려와 중원을 강화했다. 이외 신인선발로 박현빈 김성민 민경현이 들어왔고 일본 몬테디오 야마가타에서 민성준이 임대복귀했다.

성남은 이번 겨울 태풍의 눈이다. 들어온 선수만 따져 K리그1에서 가장 많다. 포항 스틸러스 수비의 핵 권완규를, 전북 주전 수비 김민혁을 자유계약으로 데려온 게 크다. 인천에서 구본철을 데려온 외에도 수원 FC에서 조상준을, 안산에서 김현태, 광주에서 이지훈을 이적시켰다. 전북에서 손꼽히는 유망주 엄승민을 임대영입하는 데도 성공했다. 부산에서는 골키퍼 최필수를 트레이드로 영입했고 임대로 뛰던 이종성을 수원에서 완전영입했다.

디펜딩챔피언 전북이 의외로 조용한 점은 이번 겨울의 특징이다. 전북은 대전에서 주장 박진섭을, 안양 FC 맹성웅을 데려와 미드필드를 보강했고 강원에서 골키퍼 이범수를 영입해 이범영의 빈자리를 메운 게 확정된 영입의 전부다. 지난 시즌 파이널A(상위스플릿)에 턱걸이한 수원은 광주에서 중앙수비수 이한도를 데려왔고 대구의 멀티자원 정승원 영입설이 도는 것 외엔 아직 특기할 영입이 없다. 지난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팀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 시즌에 비해 팀을 나간 선수는 26명에 이르지만 여태 데려온 건 4명에 그쳤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