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매·임대 가격 상승폭 둔화? 월세엔 안 먹힌다

입력 2022-01-27 15:35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이한결 기자

지난해 4분기 주택 가격이 매매와 임대에서 모두 상승 폭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월세 상승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7일 ‘2021년 4분기 부동산시장 동향’을 발간하고 지난해 주택 시장을 분석했다. KDI는 부동산연구팀을 신설하면서 2016년 5월 중단됐던 부동산시장 동향 자료를 다시 발간하기 시작했다.

주택 매매 가격은 전국 대부분에서 상승 폭이 줄었다. 4분기 주택 매매 가격은 전분기(2.8%)보다 낮은 1.8%의 상승률을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1.5%, 경기는 2.5% 상승해 전 분기보다 상승세가 둔화했다. 지난해 3분기 8%대로 매매가격이 급등한 군포와 오산도 4분기 3~4%대로 상승 폭이 줄었다.

서울과 지역 간 주택가격 격차는 2016년 이후 계속 늘었다. 서울의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2016년 5억2000만원에서 2021년 9억7000만원으로 85.4% 증가한 반면, 지방 5대 광역시 중위매매가격은 42.0% 증가하는 데 그쳤다. KDI는 “지역 간 자산의 양극화가 빠르게 진행됐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임대시장은 수도권 아파트 중심으로 전세 급등세가 조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수도권은 지난해 7월 전월 대비 전세 상승률 급등세(1.04%)를 보인 후 하반기 중 0%대로 상승 폭이 줄었다.

서울은 강북권과 강남권 모두 상승 폭이 줄었다. 경기도 역시 공급 확대로 전셋값이 하락 전환해 임대 시장 과열이 안정됐다는 평가다.

다만 전셋값 부담과 대출금리 상승으로 전세의 월세 전환 추이가 나타났다. 4분기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배 초과),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배)의 상승 폭은 각각 1.2%와 0.8%로 늘었다. 전체 거래에서 전세 비중은 57%로 전년(59%)보다 낮았고 월세 비중은 43%로 전년(41%)보다 높았다. KDI는 “연중 급등한 전셋값 부담,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전세수요의 월세로의 이동이 일부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밖에도 KDI는 갱신요구권 미사용 주택의 경우 전세보증금이 19% 상승했다고도 밝혔다. 임대차법이 전셋값 급등과 월세 비중 증가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