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며 겨자 먹기’ 대학들 등록금 동결 분위기

입력 2022-01-26 11:20

충북지역 대학 등록금이 줄줄이 동결되는 분위기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 현상에 이중고를 겪고 있는 지방 대학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등록금 동결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들은 코로나19 장기화와 물가상승 등으로 어려워진 경제상황을 고려해 등록금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26일 도내 대학가에 따르면 충북대는 지난해와 같이 학부 등록금은 동결하고 대학원 등록금만 인상하기로 했다. 2022학년도 대학(대학원) 등록금 인상률인 1.65%를 적용했다. 충북대는 지난해 학부 등록금은 동결, 대학원 등록금은 1.2% 올린 바 있다.

한국교통대학교는 2022학년도 학부 및 대학원 등록금을 동결한다. 교통대는 지난 2009년 이후 학부·대학원 등록금을 동결 또는 인하해 왔다.

충북도립대학교도 2015년부터 7년 연속 등록금을 동결할 전망이다.

국립대와 공립대의 등록금 동결에 이어 지방 사립대들도 동결에 합류하고 있다.

서원대학교도 올해 학부·대학원 등록금 동결로 가닥을 잡고 있다. 서원대는 지난 2009년부터 14년째 등록금을 올리지 않고 있다. 타 대학들도 등록금 동결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보인다.

대학들은 학생들의 등록금 인하 요구가 거셌던 2012년 이후 등록금을 올리지 않고 있다. 등록금을 올릴 경우 교육부의 대학평가나 국가장학금 지급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등록금 동결에 대학들은 재정난이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학생들은 동결되더라도 비대면 수업을 받으면서 비싼 등록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세로 비대면 수업이 늘어나면서 학생들은 등록금 반환을 꾸준히 요구했다. 대면 수업에 비해 수업의 질이 떨어지고 도서관과 같은 학교 시설을 이용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최근 교육부가 정한 2022학년도 대학(대학원) 등록금 인상률은 1.65%다. 지난해는 1.2%였다.

한 대학 관계자는 “세입이 지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 예산은 한정돼 있어 재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등록금을 인상하는 순간 대외적으로 대학 경영위기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라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