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산 음식과 고기는 어떻게 하죠?”
지난 24일 1층에 거주중인 A(62·여)씨는 아들을 위해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다. 3층에 살던 주민이 내려와 발코니가 무너졌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옷가지만 챙겨 남편과 인근 호텔로 향했다. 한전이 안전상의 이유로 전기를 끊은 탓에 A씨는 명절을 앞두고 산 과일과 고기 걱정이 앞섰다. 그야말로 날벼락 같은 하루였다.
빌라 발코니의 균열은 생각보다 위험해 보였다. 붙어 있는 부분이 모두 떨어져 나갔고 바닥에 슬래브 부분만 연결돼 그나마 지지하고 있었다. 금천구청은 유지 보수하기엔 너무 늦었다 판단하고 오후부터 철거에 돌입할 예정이다. 오전 중 인부들은 기울어진 발코니에 지지대를 설치했고, 철거 시 발생하는 분진을 막기 위해 가림막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번 발코니 균열로 인명피해는 없으나 해당 빌라 6세대 12명과 인근 빌라 8세대 21명이 인근 호텔과 친척집으로 잠자리를 옮겼다. 중장비가 투입됐으며 인근 도로는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금천구청측은 이날 사건 브리핑을 열고 이날과 26일까지 발코니를 해체한 뒤 27일엔 주민들이 다시 입주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현규 기자 frost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