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부인 김혜경씨와의 결혼 뒷이야기를 공개하고 “아내와 편안하게 수다 떨 때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녹취록이 잇따라 공개되는 상황에서 아내와 결혼했을 당시의 일화를 공개한 것이다. 이 후보의 욕설 녹취록 등과 관련한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공식 블로그에 올린 웹자서전에서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아내와 결혼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블로그에서 자신의 자서전을 공개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아내와의 일화는 40번째 편이다.
이 후보는 아내와 만났을 당시인 1991년쯤 변호사 활동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고 밤이면 지역 활동가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토론을 벌였다고 했다.
이 후보는 당시 ‘피폐한 일상을 끝내기 위해 8월이 가기 전에 만난 사람과 결혼하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다섯 차례 잡힌 소개팅 중 세 번째 소개팅에서 김씨를 만났다
이 후보는 당시 만난 아내에 대해 첫눈에 반했다며 “부드럽고 따스했고 밝고 유쾌했다”고 했다. 이 후보는 “네 번째 만났을 때 청혼했고 김혜경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김씨가 답이 없어서 “열다섯 살부터 스물네 살까지 10년간의 일기장 여섯 권을 건넸다”며 “‘내 속을 숨김없이 보여드릴 테니 같이 살 만하다 생각하면 결혼합시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김씨에게) 가난한 집안 살림과 식구들 이야기를 모조리 다 했다. 속이면 안 된다고 여겼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심지어 (김씨를) 형제들 일하는 데까지 데려가서 인사시켰다”며 “그녀는 내 청혼을 받아주었다. 그녀는 일기장을 비롯해 내 솔직한 모습에 확신과 믿음을 얻었다고 했다. 만나고 7개월 뒤에 결혼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또 “두 번의 소개팅이 더 남아 있어서 김혜경에게 그 사실을 자백하고 소개팅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었다. 김혜경은 소개해 준 사람들의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만나라는 윤허를 내렸고 그래서 두 번의 소개팅을 더 나갔다”고 했다.
이어 “이후에 다섯 번째 소개팅에서 만난 아가씨가 괜찮았다고 김혜경 앞에서 까불다가 혼났다. 농담이었지만 혼나야 마땅했다”며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아내와 결혼한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웹자서전에서 유년시절, 아버지의 도박 및 어머니와의 일화, 대입 준비와 대학생활 등의 인생 여정을 공개하고 있다. 웹자서전은 지난 10월부터 연재되고 있다.
그는 앞서 웹자서전 연재에 대해 “인간적인 면모, 진솔한 모습을 더 많은 분들과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있어 시작했다”고 밝혔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