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 의견 안 낸다더니… 홍준표 “미래 없는 대선”

입력 2022-01-24 10:35 수정 2022-01-24 11:26
국민일보DB

대선 관련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당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홍 의원은 24일 자신이 운영하는 청년들과의 소통 채널인 ‘청년의꿈’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는 지지자의 글이 올라오자 “당이 많이 변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당내 경선 당시 소회를 묻는 다른 회원의 말에는 “민심에서 압도해도 11만 급조 당원표가”라고 적기도 했다. 당내 경선 당시 국민 여론조사에서 앞섰지만, 당원 득표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밀린 점을 언급한 것이다.

“이 나라에 정말 미래가 있는지 참으로 걱정스럽다”는 글에는 “미래 없는 대선”이라고 남겼고, 김건희씨가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기자 이모씨와의 통화에서 제기한 ‘굿 의혹’에 대해선 “거짓말도 저렇게 자연스럽게 하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 참 무섭다. 내 평생 굿한 적 없고 나는 무속을 믿지 않는다”고 적었다.

그는 ‘출당’까지 거론하며 당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홍 의원은 “내 발로는 못 나가겠고, 권영세(선거대책본부장) 말대로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이 준동해 차라리 출당이나 시켜주면 마음이 더 편할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과 윤 후보는 지난 19일 만찬 회동을 통해 ‘원팀’을 실현하는 듯했다. 하지만 홍 의원이 전략공천을 제안했던 사실이 알려졌고, 이에 윤 후보 측이 “밀실정치”라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홍 의원도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사실상 원팀이 결렬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청년의 꿈에 작성한 글 내용. 청년의 꿈 캡처

홍 의원은 지난 17일 “대선이 어찌 되든 제 의견은 3월 9일(대선 선거일)까지 없다”며 침묵을 선언했다.

당시 그는 청년의꿈에 ‘오불관언’(吾不關焉: 어떤 일에도 상관하지 않고 모르는 척하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오해만 증폭시키기 때문에 관여치 않기로 했다. 김건희 리스크가 무색해지고 무속인 건진대사 건도 무사히 넘어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후보에게 전략공천을 제안한 사실과 그가 ‘굿을 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김씨의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다시금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