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 감포읍 전촌항 북쪽 방파제에서 깍지길 1구간을 따라 걷다 바다로 내려서면 검은 구멍을 가진 기암을 만난다. 용이 승천할 때 뚫렸다는 구멍으로 전해지는 해식동굴 용굴이다.
이 굴에 뱀이 변해서 용이 됐다는 사룡(巳龍)과 맑은 물에 사는 담룡(淡龍)이 함께 살았다는 전설이 있다. 태생이 다른 두 마리의 용은 자주 옥신각신 싸웠다고 한다. 용굴 속 바다는 용들의 싸움처럼 으르렁댄다.
이른 아침 그 구멍으로 비치는 여명이 황홀하다. 수평선 너머로 해가 솟아오르면 구멍 속 바닷물 위에 황금빛이 출렁인다. 인생 사진 명소다.
글·사진=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