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유럽사무소 “팬데믹 끝 향해 가는 듯…오미크론 영향”

입력 2022-01-24 07:15 수정 2022-01-24 10:18
독일 북부 슈베린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소에서 17일(현지시간) 의사 출신인 카를 라우터바흐(오른쪽) 보건장관이 한 남성에게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직접 놔주고 있다. 라우터바흐 장관은 최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하자 백신접종 상황과 방역 대책을 점검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가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오미크론 변이를 통해 ‘엔데믹’ 상태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데믹은 감염병이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채 주기적으로 발생하거나 풍토병으로 굳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한스 클루주 WHO 유럽사무소 소장은 23일(현지시간) AFP에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의 끝을 향해 가고 있다고 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럽의 오미크론 변이 급증세가 진정된 이후에는 상당수가 백신 혹은 감염으로 면역력을 갖추게 되므로 몇 주나 몇 달간은 잠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후 연말쯤에 코로나19가 다시 돌아오더라도 팬데믹은 아닐 수 있다고 했다.

클루주 소장은 유럽에서 3월까지 60%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될 것으로 예상했다. AFP는 오미크론 변이가 이전의 델타 변이와 비교해서 덜 심각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이제는 코로나19 사태가 계절 독감처럼 바뀐다는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WHO 유럽사무소는 중앙아시아를 포함해 53개 국가를 관할한다. 지난 18일 기준으로 관할 지역 전체의 코로나19 신규 감염 통계에서 오미크론 변이 비중은 15%였다. 이 비중은 1주일 전에는 6.3%였다.

CNN 방송도 최근 비슷한 취지로 보도한 바 있다. 22일 CNN은 지난해 11월 말 오미크론 변이가 출현하면서 세계가 최악의 상황을 두려워했지만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나 오미크론이 많은 나라에서 우세종이 되면서 프레임이 달라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과학계 일각에서 오미크론이 팬데믹의 최종장(章)이 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전염력은 높지만 중증화율이나 치명률이 낮은 편인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인류의 상당수가 면역력을 갖게 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 결과로 코로나19는 완전 종식되긴 어렵지만 감기나 독감 같은 계절성 질환과 비슷한 토착병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의 데이비드 헤이먼 교수는 “내 개인적 견해는 다른 코로나바이러스가 그랬던 것처럼 코로나19가 엔데믹이 되고 있으며 당분간 엔데믹으로 머물리라는 것”이라며 “모든 바이러스는 엔데믹이 되려고 노력하며, 이것도 (이에) 성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