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1일 야권 단일화에 대한 질문을 받자 “제가 없고 녹음기만 놔둬도 될까요?”라고 말했다. 대선 완주 의사가 그만큼 확고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이날 저녁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안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단일화 의향을 묻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대선 완주 의사를 피력해왔다. 그가 이날 녹음기를 언급한 것은 의사가 달라질 일이 없다는 의미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안 후보의 지지율이 18% 이상까지 올라가지 않으면 단일화가 힘들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과 대해서는 “1%만 오르면 된다고 하신 말씀”이라며 “고지가 눈앞에 있다고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최근 안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인명진 목사가 ‘단일화는 필수’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데 대해서는 “사람들마다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를 수 있지 않으냐”라며 “결국 안철수 당선이 선대위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답했다.
안 후보는 자신의 지지율 상승세에 대해서도 “반짝 상승이라기보다는 반짝반짝 빛나는 상승”이라며 “결코 반사이익은 아닌 것 같다”고 자평했다.
안 후보는 최근 국민의힘이 ‘여성가족부 폐지’ 등 20·30대 남성을 공략하는 전략을 취하는 데 대해서는 “국민을 갈라서 표를 얻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이라며 “반으로 나눠서 서로 싸우게 만들어서 이득을 취하는 건 아니다 싶다”고 말했다.
연일 안 후보를 저격하는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대변인단에서 알아서 반응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5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 논의를 위한 대선후보 간 회동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서는 비판 입장을 냈다. 그는 지난해 예산 편성·심의가 잘못됐다는 점 인정하고 사과할 것, 본예산 지출항목 변경을 통해 빚 없는 추경 편성할 것, 코로나19 특별회계 설치 등 3가지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러면서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여당 후보를 위한 관권선거에 야당보고 들러리 서라는 것”이라면서 “저는 포퓰리즘, 관권선거를 위한 추경 편성에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