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S다음세대운동본부(감경철, 이철, 류영모, 배광식 공동 총재)는 20일 서울 노량진 CTS 아트홀에서 ‘2022년 대한민국 다음세대 희망 프로젝트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토론자들은 우리 사회의 저출생 문제 극복을 위해서 아동 보육과 돌봄 시스템이 정비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전국 5만여 교회가 아동 돌봄과 보육의 대안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한국 교회의 참여를 호소했다.
심포지엄은 주제 발표를 맡은 정익중 교수(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를 비롯해 임원선 교수(신한대 사회복지학과), 김아래미 교수(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조주희 목사((사)더불어배움 이사), 옥경원 대표(한국지역아동센터연합회), 송민경 대표(아이돌봄엄마모임) 등 아동복지, 보육 분야의 전문가들이 토론에 참여했다.
장헌일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장이 좌장을 맡아 ‘다음세대가 행복한 아동 돌봄 정책의 방향은?’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이끌었다. 저출산의 근본적 원인이 될 수 있는 여러 정책 가운데 아동 돌봄의 현황을 진단하고 발전적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주제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정 교수는 “가족 규모의 축소, 맞벌이 가정의 증가, 코로나19 등 재난 상황으로 아동 돌봄이 위기에 있다”면서 “아동 돌봄 욕구에 대한 사회적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 아동 돌봄 서비스 주체는 3개 부처 8개 돌봄 체계로 분산돼 있고 부처·체계 간 네트워크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 부처 간 칸막이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아동이 필요할 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 아동 돌봄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교회(종교시설) 간 협력체계를 확보해 아동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고, 기존 중앙정부의 권한을 기초 자치단체로 이양해 지역성을 반영한 돌봄 기능을 수행하도록 해 아동 돌봄 서비스를 재구조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토론에 나선 5명의 학계·현장의 전문가들도 ‘아동 행복 최선의 이익’을 위한 아동 중심·아동 친화적인 아동 돌봄 정책으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각각의 대안을 제시했다.
임원선 교수(신한대 사회복지학과)는 “결혼의 유무와 상관없이 임신과 출산 과정에 국가가 돌봄 서비스를 개입해야 하며, 돌봄 서비스를 다양하게 설계해 부모들이 선택해서 이용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아동 돌봄 서비스 예산을 쓰는 부서들을 보면 유사 중복이 많다. 이 부분을 전반적으로 개선해 통합 관리, 재편성하는 노력은 물론 우리 세금이 다음 세대에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정부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아래미 교수(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는 교회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돌봄 시스템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교회는 아주 좋은 자원이다. 지역사회에 5만개의 교회가 있다. 아이들이 가깝고도 안전하게 갈 수 있는 교회가 중요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봄시설을 운영할 때 교회만의 비공식적인 방식으로 운영도 가능하지만 돌봄 체계 안에서 운영할 때는 여느 다른 돌봄 방식과 같이 공공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지차제의 관리 감독, 돌봄 서비스의 전문성, 채용, 회계 형평성 등 교회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세심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세 번째 토론자로 나선 옥경원 대표(한국지역아동센터연합회)는 아동 돌봄에 대한 한국 교회의 사회적 역할과 공교회성을 역설했다. 옥 대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영생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과가 성육신이었듯이, 교회도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과 돌봄 공간을 공공재로 공개할 때 ‘내 것’이라는 소유의식을 내려놓아야 한다”면서 대한민국 근대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 한국 교회가 아동 돌봄과 교육을 통해 행복한 다음세대를 위한 사회 변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사)더불어배움)는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성암교회가 아동 돌봄과 교육 공동체로서 지역사회와 협업했던 지난 15년간의 사례, 교회가 돌봄 서비스를 할 때 갖춰야 할 제반 여건에 대해 나눴다.
그는 “첫째는 신학적이고도 목회적인 정리가 필요하다. 한국교회는 성장이나 운영 관리에 에너지를 주로 사용했다. 지역사회와 만날 때 교회가 이 문제를 신학적으로 신앙적으로 어떻게 소화해 낼 것인가에 대한 정리다. 둘째는 전문성의 확보다. 지역사회와 교회가 만날 때 교회 내부 사역과는 전혀 다르다. 지역사회는 전문가들이 활동하는 영역이다. 교회는 어떻게 이 전문성을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교회가 내적 자원을 어떻게 사용해서 함께 키울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지나치게 선교적 논리를 가져서도 안되고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송민경 대표(아이돌봄엄마모임)는 두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로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했다. 그는 “자녀를 양육하며 발생하는 돌봄 공백으로 상당한 고충이 있었다. 하지만 교회가 주관하는 아이 돌봄에 참여하면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었다”면서 “교회 돌봄 서비스의 장점으로 신뢰성과 접근성, 전문기관과 연계해 다양한 교육 콘텐츠, 종사자들이 사랑으로 하는 돌봄에 만족도가 높다. 교회 돌봄 서비스가 보완되고 확장된다면 지역사회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CTS다음세대운동본부는 이번 심포지엄의 결과를 정리한 정책제안서를 여야의 대선캠프와 국회에 전달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도 보육과 돌봄과 관련해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