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홍준표 의원이 윤석열 후보에게 전략 공천을 요구했던 것과 관련해 “이런 짓은 양아치들이나 하는 것”이라며 비난했다.
전 전 의원은 지난 20일 블로그에 글을 올려 “이 와중에 공천권 요구라? 참 어이가 없다. 국민의 눈으로 볼 때 한마디로 방자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선을 향해가는 초침이 우리 심장을 후벼판다. 윤석열과 홍준표가 만났다고 해서 ‘몽니를 이젠 끝내나’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 의원은 지난 19일 윤 후보와 비공개 만찬 회동을 했다. 이후 자신이 운영하는 정치 플랫폼 ‘청년의꿈’에 글을 올려 윤 후보가 ‘국정 운영 능력 담보 조치’, ‘처가 비리 엄단 대국민 선언’이라는 두 가지 요청에 응한다면 중앙선대본부 상임고문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홍 의원은 이 회동에서 오는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경선 때 자신을 도왔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각각 서울 종로와 대구 중·남구에 공천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 전 의원은 “대선 50여일 앞두고 보궐선거에 자기 사람 챙기기라니 좌파 정권과 목숨 걸다시피 싸우는 국민 앞에서 ‘윤석열이 그래도 양아치보다는 낫지 않냐’는 홍 의원의 말이 왜 이렇게 헛웃음 나오게 쓰라린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보수 정당에서 근 30년, 홍준표 이 정도였냐”며 “최 전 원장도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 홍준표 바짓가랑이 잡고 종로 전략공천은 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전 원장은 ‘난 종로에 나간다면 당당히 경선에서 겨루겠다’고 해야 맞다. 저 같으면 아예 보궐선거에 나가지 않겠다고 하겠다. ‘윤 후보를 도와 대선 승리하는 데 올인하겠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전 의원은 “윤 후보는 지금 사투를 벌이고 있다. 여권은 정권을 내놓으면 다 죽는다는 공동 인식 아래 이재명부터 정청래까지 하나로 똘똘 뭉칠 것”이라며 “그런데 이 와중에 공천권 요구는 참 어이가 없다. 국민의 눈으로 볼 때 한마디로 방자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공천 문제에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며 사실상 홍 의원 요구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공정한 원칙에 따라 공천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정하게 정한 기준과 방식에 따라 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워놨다”고 강조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