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게임개발사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보비 코틱 최고경영자(CEO)가 정보기술(IT) 사상 최고의 빅딜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인수합병(M&A)으로 수천억원의 ‘돈방석’에 앉았다.
미국 뉴스채널 CNN은 19일(현지시간) “코틱이 경영진 중 가장 많은 블리자드 주식 395만주가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코틱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주식을 매각해 최소 3억9000만 달러(약 4648억원)를 챙기게 됐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날 “블리자드 주식을 전액 현금으로 주당 95달러에 매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 전 거래일인 지난 15일 블리자드 마감 종가는 65.39달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거의 45%나 높은 가격으로 블리자드 주식 매입을 결정한 셈이다.
미국 경제채널 CNBC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블리자드의 이번 인수합병이 IT 사상 최고액”이라고 평가했다. 종전 최고액은 컴퓨터 제조사 델이 데이터 스토리지 기업인 EMC를 2016년 인수하면서 들인 670억 달러다.
블리자드는 마이크로소프트에 가장 비싼 금액으로 매각된 기업이 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앞서 기업을 인수하면서 투입한 최고액은 구인·구직 플랫폼 링크드인에 들인 260억 달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 시장에서 블리자드의 경험, 브랜드, 세계 4억명의 이용자를 확보해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오버워치’ 시리즈를 제작하고 서비스해 한국에서 인지도 높은 기업이다. 미국에선 1인칭 슈팅(FPS) 게임 ‘콜 오브 듀티’ 시리즈가 유명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리자드 인수로 가장 큰 이익을 낸 사람은 코틱이다. 블리자드는 지난해 사내 성폭력, 신작 게임 출시 지연 등 여러 악재에 휘말려 내리막길로 향하고 있었다. 코틱은 최근 6개월 사이에 두 번이나 사퇴 위기에 몰렸다. 사내 성폭력을 인지하고도 덮었다는 폭로도 나왔다. 결국 거액의 자산을 손에 넣고 물러나게 됐다.
코틱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합병 절차를 끝내는 대로 CEO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예상되는 사임 시점은 내년 6월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